[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감격·체험에 갇혀있던 신앙… 부활 확신하고 방황에 마침표

입력 2020-12-21 03:04

화목하지 않았던 가정에서 자라 그런지, 사람에 대한 불신과 원망이 늘 있었다. 힘든 상황을 벗어나려고 교회에 나가다가 십자가 사랑에 큰 은혜를 받고 그 사랑을 생각하며 기도하곤 했다. 믿음 좋은 아이라고 칭찬을 받았지만 아무리 노력해도 근본적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는 많은 신앙 서적을 읽고, 아침저녁엔 성경을 통독하고, 말씀도 수시로 외우고 다녔다. 그러나 성경 지식만 쌓여가고 마음의 무거운 짐은 점점 더해갔다.

은사체험을 하면 믿음이 더 자랄 것 같아 기도 집회나 기도원을 열심히 찾아다녔다. 그러다 어느 기도원에서 밤을 새며 7시간을 부르짖고 방언을 받았다. 그러나 방언 기도로도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고 신앙의 회의감, 영적 공허함에 쌓였다. 그러던 어느 날 학과 선배를 만났다.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믿을 수 있는 확실한 증거가 있니? 예수님께서 우리의 죄를 용서하신 것을 어떻게 믿지? 성경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믿을 수 있는 증거는?” 이 질문들에 정신이 아찔했다. 선배에게 누구나 믿을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가 부활이라는 말을 들은 후, 막연했던 내 신앙의 문제가 인지되기 시작했다. ‘부활! 나도 잘 아는 부활이 모든 사람에게 믿을 만한 증거라니! 역사적이고 객관적인 사건이었다니!’ 감격과 체험에 갇혀 있던 내 신앙의 답이 보이는 것 같았다.

마침 목사님은 “신앙의 다른 곁가지들은 다 내려놓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붙잡으세요!”라며 “초대교회 사도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했다. 예수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다시 살리시고 모든 사람에게 믿을 만한 증거를 주셨다”는 말씀을 주셨다. 나는 그대로 엎드렸다. 3년 반 동안이나 예수님과 함께 생활했던 제자들도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난 후에야 예수님이 누구신지 정확히 알게 된 것처럼, 부활로 성경과 예수님이 하신 모든 말씀이 내게 실제가 되는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다.

‘그리스도께서 다시 사신 것이 없으면 너희의 믿음도 헛되고 너희가 여전히 죄 가운데 있을 것’이라는 말씀까지 무시하고, 감격과 체험 그리고 표적과 은사를 구했던 내 신앙의 실상도 그대로 드러났다. ‘네가 죽인 예수를 하나님이 다시 살리시어 너의 주와 그리스도가 되게 하셨다!’ 우레처럼 가슴을 울리는 말씀 앞에 나는 그대로 고꾸라지며 예수님 품에 안겼다.

예수님이 주인 되시니 큰 기쁨이 몰려왔다. ‘전능자가 나를 위해 죽으셨구나!’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에 그동안의 모든 방황에 마침표를 찍었다. 예수님이 교회의 머리시고 우리는 주님의 몸 된 교회 공동체의 일원이 된 것이 비춰지자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내 삶도 바로 달라지며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 싶은 강한 마음을 억제할 수 없었다.

6학년 아이들과 수학여행을 갔을 때 한 아이가 여기저기서 귀신이 보인다며 소란을 피웠다. 9살 때부터 귀신을 본다는 그 아이를 안심시킨 후, 복음을 전하고 손을 잡고 영접기도를 하는데 “선생님! 이제 귀신이 보이지 않아요!”하며 해맑게 웃었다.

학교를 옮길 즈음에 1000여명의 전교생에게 훈화할 기회가 있었다. 성탄절의 의미에 대한 훈화를 하며 4대 성인 중 한 사람인 예수님을 소개하며 복음을 전했는데 방송을 지켜본 여러 선생님들은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다고 반응을 전해주었다. 주님이 허락하시는 곳에서 내게 맡겨주신 어린 영혼들을 사랑으로 품고 기도하며, 부활의 복음을 전하는 부활의 증인으로 살아가리라 다짐한다.

서경웅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