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취업자가 27만명 이상 줄면서 외환위기 이후 최장 기간 감소세를 이어갔다. 더구나 이번 통계에는 지난 11월 중순 시작된 코로나19 3차 재확산 충격이 본격 반영되지 않아 12월 고용지표는 지난달보다 훨씬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통계청은 ‘2020년 11월 고용동향’을 통해 취업자는 2724만1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만3000명 감소했다고 16일 발표했다. 지난 3월 시작된 취업자 감소가 9개월간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었던 시기의 연속 감소 기간(8개월)을 넘어섰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1월부터 16개월간이 취업자 최장 감소 기간이다.
지난 10월 12일 사회적 거리두기 1단계 조정 영향으로 취업자 감소 폭은 10월(-42만1000명)보다 줄어들었지만 경기 회복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국경제의 허리인 제조업 취업자는 10월(-9만8000명)보다 11월(-11만3000명) 감소 폭이 컸다. 이는 지난해 2월(15만1000명) 이후 20개월 만에 가장 많이 감소한 수치다.
고용의 질도 좀처럼 호전되지 않고 있다. 공공·노인 일자리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청년 일자리 감소 폭은 확대되고 있다. 연령별로 구분했을 때 60세 이상에서만 취업자가 37만2000명 늘었고 나머지 연령층에선 모두 감소했다. 20대(-20만9000명)의 감소 폭이 가장 컸고, 30대(-19만4000명) 40대(-13만5000명) 50대(-7만4000명) 순이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0.7%로 1년 전보다 1.0% 포인트 줄었다. 11월 기준으로 2013년 11월(60.7%) 이후 최저치다. 15∼29세 청년 고용률은 42.4%로 1.9% 포인트 하락했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제조업 고용을 세부항목별로 보면 고용 지위 가운데 특히 임시직에서 일자리가 많이 줄었고 20, 30대 등 청년층의 감소 폭도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실업률은 3.4%로 1년 전보다 0.3% 포인트 상승했는데 11월 기준으로 2004년(3.5%) 이후 가장 높다. 일도 안 하고 취업 활동도 안 하는 비경제활동인구는 1667만5000명으로 43만1000명 증가했다. 이 가운데 ‘쉬었음’ 인구는 21만8000명 늘어난 235만3000명으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11월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일자리 구하기를 포기했다는 사람(구직 단념자)도 14만4000명 증가한 63만1000명이었다.
고용상황은 12월부터 다시 혹한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11월 들어 코로나19 재확산이 계속되고 거리두기 단계도 상향됐기 때문이다. 당장 이달 고용동향 조사 기간이 13~19일로 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가 2.5단계로 격상된 이후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도 페이스북에 “11월 (코로나19) 3차 확산에 따른 고용영향이 12월, 내년 1월에 나타날 가능성이 커 우려된다”고 언급했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