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은행 동남아 시장 성장성 주목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기업·신한·우리·하나은행 등 국내 주요 5대 은행들은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 등에서 현지 법인을 세우거나 지분 출자 및 인수합병을 통해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올해 코로나19라는 대외적 변수에도 시중은행의 동남아 확장은 지속되고 있다.
국민은행은 올해 인도네시아 중형은행인 부코핀은행의 지분 67%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됐고, 신한은행은 베트남 호찌민시에 9군 지점과 투띠엠지점, 하노이시에 스타레이크 지점 등 3개 거점을 추가했다. 신한은행의 경우 국내 은행권 가운데 베트남에서만 약 1000억원에 달하는 순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중은행들의 동남아 진출은 현재 국내 수요의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저금리에 따른 성장 둔화로 인한 새로운 수익원 창출이 그 목적이라고 할 수 있다. 대외경제연구원은 “국내 금융시장 환경을 고려할 때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 해외로 진출해야 하는 국내금융회사의 입장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많이 진출하고 있는 태국,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아 국가로의 진출이 해외진출 성공의 가능성을 높이는 선택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은행은 동남아 현지 은행에 비해 높은 국제신용도를 갖고 있어 조달비용도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평가다.
또한 베트남, 인도네시아 같은 일부 동남아 국가들은 연 평균 5~6%가 넘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점도 국내 은행의 진출을 부축이고 있다. 이와 함께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도 한 몫을 했다. 지난 2017년 11월 문재인 대통령의 한·아세안 정상회의 및 동남아 3국 순방을 계기로 국내 금융사의 아세안 국가 진출이 보다 용이해졌다. 금융연구원은 “이미 (국내 뿐만 아니라) 일본 대형은행도 자국시장의 저수익성을 만회하기 위해 동남아 시장에 진출해왔다”며 “이는 인구가 많고 세계 평균을 상회하는 높은 경제성장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하나 ‘순풍’ 기업은행은 ‘역풍’
다만 국내 은행의 동남아 진출이 곧바로 실적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실제 올해 3분기 국내 주요 은행들의 비중이 큰 인도네시아 법인은 은행별로 실적 희비가 갈렸다. 동남아지역에 국내 은행의 진출이 많아지면서 한국계 은행 간 경쟁도 치열하다.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국내 법인의 경우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괄목한 실적을 거두고 있다. 우리은행의 현지 법인 ‘인도네시아 우리소다라은행’은 올해 3분기 누적 324억원을 순이익을 거뒀다. 이는 리테일 여신 위주의 우량자산 중심 자산 성장, 자금조달구조의 장기화 및 비용 절감 등을 통해 건전성, 수익성 유지했다는 평가다. 하나은행 현재 법인도 올해 3분기 412억원의 순이익을 내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기업은행의 현지 법인(IBK인도네시아은행)은 적자 폭이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IBK인도네시아은행은 올해 누적 3분기 223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내면서 지난해 실적(-52억원) 보다 4배 이상 적자 폭이 커졌다. 이와 관련 기업은행 관계자는 “현지 법인을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이고 초기 인프라 구축 비용과 코로나19 확산 여파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수환 쿠키뉴스 기자 shwan9@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