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콕도 예쁘게’ 추리닝 대신 파자마 입는 2030세대

입력 2020-12-17 00:07
이랜드 스파오가 16일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와 협업해 출시한 수면 파자마. 이랜드 제공

코로나19의 3차 유행으로 활동반경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추운 날씨까지 겹쳐 강제 ‘집콕’이 길어지자 2030세대를 중심으로 예쁘고 실용적인 홈웨어를 찾는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16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최근 파자마를 비롯한 홈웨어의 인기가 높다. 신세계인터내셔날에서 운영하는 자주(JAJU)의 ‘365 파자마’ 세트 매출은 지난 10월부터 현재까지 출시 초기(4~6월) 대비 300% 이상 증가했다. 이랜드 스파오에서도 지난 9~11월 파자마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0%나 급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자주(JAJU)에서 출시한 기모 플란넬 파자마 세트. 신세계인터내셔날 제공

코로나19로 외출이 줄고 학생들은 온라인 수업을, 직장인들은 재택근무를 하는 경우가 늘면서 자연스레 홈웨어에 대한 수요가 증가했다는 분석이다. 그 중에서도 파자마 매출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데는 2030대의 영향이 컸다고 업계는 봤다. 집에 있을 때도 후줄근한 추리닝보다는 스타일리시하면서도 편안한 파자마를 입고 싶다는 수요가 높고, 파자마를 입고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리는 것으로 기분을 전환하는 게 일종의 문화로 퍼져있기 때문이다.

LF 닥스는 지난달 말 ‘파자마 컬렉션’을 처음 출시했는데 출시 2주 만에 파자마 3종류가 리오더에 들어갔다. LF 관계자는 “체크패턴의 파자마가 출시하자마자 리오더에 들어가는 게 흔한 일은 아니다”며 “최근 코로나19 상황이 안 좋아지면서 생활반경이 더 좁아지자 파자마에 대한 수요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LF 닥스에서 지난달 말 출시한 파자마 컬렉션. LF 제공

스파오는 컬래버 상품에 파자마 제품을 늘리는 식으로 수요에 대응하고 있다. 이날 MBC 예능프로그램 ‘나혼자산다’와 손잡고 출시한 상품은 수면 파자마 4종과 쿠션 1종으로만 구성이 됐다. 이전에는 니트, 맨투맨 위주로 컬래버 상품을 구성했다면 이제는 다양한 파자마 상품도 포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자주는 20대 고객들의 의견을 반영해 디자인한 ‘365 파자마’가 젊은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파자마가 브랜드 대표 제품이 됐다고 밝혔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자주는 이날 네이버 쇼핑라이브에서 파자마 특집전을 열고 관련 상품을 최대 80% 할인 판매했다.

한편 주요 고객층이 4050대인 홈쇼핑에서도 집콕 장기화에 따른 이지웨어의 인기가 두드러졌다. 롯데홈쇼핑에서는 지난달 이지웨어의 주문량이 전월보다 20% 이상 급증했다. 지난해 수트 세트가 인기를 끌었던 것과는 정반대의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CJ오쇼핑에서도 올해 히트상품 상위 10개에 이지웨어 브랜드 3개가 포함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집콕생활과 재택근무가 길어지자 트렌치코트, 재킷 등 아우터 구매가 줄고 편안한 티셔츠, 원피스 등의 이지웨어가 인기를 끌면서 패션 트렌드가 급변했다”고 밝혔다.

정진영 기자 yo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