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곧 부동산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고 호언하지만 소비자들은 이를 믿지 않고 있다. 주택 거래 가격에 대한 소비자 심리를 보여주는 ‘주택시장 소비심리지수’가 지난달까지 3개월 연속 상승세를 기록했다.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해서라도 집을 사야 한다는 수요자들의 인식이 만들어낸 결과다. 비수도권을 중심으로 전셋값이 더 올라갔다는 인식 조사 결과도 나왔다. 전문가들은 임대차 3법 시행 후 매물이 줄면서 가격이 상승한 탓이라고 분석한다.
국토연구원은 지난달 주택시장 소비심리지수가 전월 대비 3.6포인트 상승한 134.9를 기록하며 3개월 연속 상승했다고 16일 밝혔다. 해당 지수는 소비자들에게 지난달과 비교해 주택 매매·전세 거래 가격이 상승했는지 하락했는지를 물어 산출한다. 수치가 높아졌다면 그만큼 거래 가격이 더 올랐다고 소비자들이 인식한다는 의미다.
매매 가격 상승이 상승세를 이끌었다. 지난달 ‘주택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8.7포인트 급등하며 141.1까지 치솟았다. 주택시장 소비심리지수보다 짧은 2개월 연속 상승세지만 기세가 심상찮다. 매달 10포인트 가까이 급등하고 있다. 지역별 격차도 적다. 지난달의 경우 충남도를 제외한 모든 지역에서 상승세였다. 특히 경북도와 세종시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전월 대비 각각 19.6포인트, 18.1포인트나 뛰었다. 국토연구원 관계자는 “전셋값이 오르면서 매매 가격이 덩달아 오른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매매 가격을 밀어 올린 전셋값 상승세는 한풀 꺾이는 모양새다. 다만 이는 수도권만의 현상이다. 서울과 인천시, 경기도를 제외한 비수도권에서만큼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비수도권의 주택 전세 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월 대비 0.4포인트 상승한 126.0을 기록하며 8개월 연속 상승 곡선을 그렸다. 수도권을 제외한 14개 광역 시·도 중 과반인 9곳이 뛰어올랐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그만큼 지방에 전세물건이 줄면서 가격이 올랐다는 의미”라고 해석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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