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2차 유행기에 테마파크 등 여행·레저업종 매출이 1차 유행 때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길어지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에 외부 활동을 꾹 참아온 사람들이 전통적 나들이철인 가을 들어 일종의 보복성 레저 활동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16일 코로나19 1차 유행기인 3월과 2차 유행기인 9월의 업종별 매출액을 비교한 ‘코로나19가 가져온 소비 행태의 변화Ⅱ’ 보고서에서 “입시 관련 업종이나 테마파크, 레저, 숙박업소 등은 1차 때보다 2차 유행기에 오히려 매출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업종별로 1차 유행 때 전년 동기 대비 8% 증가에 그쳤던 테마파크 매출은 2차 유행기에 1차 때 대비 121% 증가했다. 9월 레저용 숙박업소의 3월 대비 매출 증가율은 110%였다.
국내 여행·나들이 수요가 늘었음은 이동수단의 매출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철도는 9월에 1차 유행 대비 70%로, 여객선은 93%로 매출 증가폭을 키웠다. 여행 수요와 밀접한 수집품·기념품 업종 매출도 64% 증가했다.
교육업종 상당수도 2차 유행 때 매출이 1차 유행때보다 크게 증가했다. 예체능계열 학원은 1차 유행 대비 121%로 크게 늘었고, 외국어학원과 입시·보습학원도 매출 증가세가 각각 80%, 32%나 됐다. 비교 시점은 다르지만 이들 학원 상당수는 1차 유행 당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줄어들었다. 연구소 관계자는 “학원의 매출 증가는 3월 매출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와 함께 막바지 입시준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여행업종 내에서도 해외여행 비중이 큰 항공사와 여행사는 9월 매출이 3월에 비해 더욱 큰 폭으로 감소했다. 국내 양대 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매출은 각각 -62%, -41%로 주저앉았다. 여행사도 -32%였다.
레저시설과 달리 실내 유흥시설의 벌이도 3월보다 대폭 악화됐다. PC방·만화방의 경우 3월에 전년 동기 대비 1% 매출이 늘어난 반면 9월 매출의 경우 3월의 반 토막(-56%) 수준으로 떨어졌다. 노래방(-9%→-72%), 단란주점(-6%→-66%)도 더욱 큰 폭의 매출 감소를 보였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