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성경 해석의 체계적 기반 마련할 수 있도록 도와줘

입력 2020-12-18 03:07

‘중근동의 눈으로 읽는 성경’을 펴낸 선율 출판사의 후속작이다. 전작의 렌즈가 ‘중근동’이라면, 이번에는 ‘조직신학’이다. 통상 조직신학이라고 하면 신학자나 목회자만의 고유 영역이라 여긴다. 평신도는 범접할 수 없는 어렵고 난해한 학문으로 여기는 경우가 적잖다. 하지만 책은 담대하게 그 경계를 허문다. 하나님을 더 알길 원하고 성경 읽기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흥미를 느낄 수 있는 방식으로 조직신학을 소개한다.

성경을 주먹구구식으로 읽다 보면 쉽게 혼란에 빠질 수 있다. 성경 본문끼리 상충하는 부분도 의외로 꽤 있고 자신이 알고 있던 하나님 모습과 정반대의 모습을 종종 보며 해석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도 있다. 무한하고 변치 않으며 신실한 하나님을 상황에 따라 모순되고 변덕스러운 하나님으로 이해하는 사람도 꽤 많을 것이다.

성경은 읽는 행위를 넘어 전체의 흐름에 어긋나지 않게 해석하고 이해하는 작업이 필수다. 하나님을 올바르게 알기 위한 가장 중요한 방법은 어쩌면 올바른 성경 해석일지도 모른다. 이런 성경 해석은 신학자와 목회자만 길을 수 있는 우물에 갇혀 있지 않다. 성경으로 하나님을 풍성하게 알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성경 해석에 있어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는 건강한 렌즈가 필요하다. 이런 면에서 책은 독자가 자신의 세계관을 올바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우면서도 동시에 하나님이 성경을 통해 21세기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말씀을 바로 볼 수 있게 한다.

이 책은 전통적 기독교 교리를 성경으로 쉽게 풀어주면서, 성경 해석에 있어 체계적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돕는다. 책에서 다루는 신론 부분에서 하나님의 속성에 관한 부분을 읽으면 하나님의 모습을 더 깊이 알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머릿속에 흩어져 있던 조각이 모여 하나의 온전한 형체가 되는 경험을 조금이나마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조직신학의 눈으로 성경을 읽는다고 해서 성경을 완전히 해석할 수는 없다. 조직신학은 하나님을 알기 위한 하나의 수단일 뿐이다. 그럼에도 조직신학의 우물에서 물을 길어 마신다면, 적어도 우리가 성경을 대하는 자세가 달라질 수 있다. 하나님을 조금이나마 더 온전한 형체로 알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2편도 기다려진다. 두꺼운 조직신학 책 읽기가 두렵다면, 여기 이 책으로 조직신학의 숲을 구경해보면 어떨까.

김영웅 박사(미국 시티오브호프병원 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