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나온 책] 부전 자전 고전

입력 2020-12-18 03:08


신학자 아버지와 철학자 아들. 소통보단 불통에 가까울 것 같은 두 사람이 스무 통의 편지로 주고받는 대화가 삶을 성찰하는 기회를 준다. 대화의 재료는 ‘고전’이다.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을 펼쳐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던지는가 하면 안데르스 니그렌의 ‘아가페와 에로스’, 중국의 고대 사상가 묵적의 ‘묵자’를 바탕으로 사랑의 본질을 묻는다. 신학자와 철학자의 토론이 무겁지만은 않다. 단순히 고전을 요약하거나 설명하는 대신 삶에서 길어 올린 인생에 대한 질문을 살가운 편지체로 풀어낸다. 철학자 아들의 도발적인 질문, 신학자 아버지의 유연한 응답을 따라가다 보면 실소와 함께 내 자녀, 내 부모와 대화하고 싶은 욕구가 샘솟는다.

최기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