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와중에도… 이웃에 손내미는 작은교회들

입력 2020-12-17 03:03
인천 좋은교회 송영수 목사(오른쪽)와 성도들이 최근 교회 인근에서 소독수를 무료로 나눠주며 전도하고 있다. 좋은교회 제공

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교회가 전반적으로 힘들다. 작은 교회는 더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그 가운데에서도 오히려 지역을 돕고 전도하는 교회들이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작은교회살리기연합(대표 이창호 목사) 소속 교회들로 이들은 지난 3월부터 소독수를 작은교회살리기연합 본부에서 지원받아 지역 주민에게 나눠주거나 인근 지역을 직접 소독하고 있다.

이들 중 한 교회인 인천 좋은교회 송영수 목사는 지난 15일 국민일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연합에 소속된 50여 교회가 지역을 섬겨왔다”며 “지원받은 소독수를 분배해 전도용품으로 나눠주거나 1주일에 2~3회 지역 관공서와 주민 가정을 방문해 소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작은 교회는 코로나19 상황에서 여러모로 힘들다. 온라인 예배도 방법을 몰라 못하는 경우도 많다”며 “하지만 지역을 섬기고 전도하는 일은 멈춰서도 안 되고 각자의 역량에 따라 할 수 있는 일이기에 방역에 앞장서 왔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전도하고 지역을 섬기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들 작은 교회 돕기에 나선 한국교회 원로목사들은 16일 코로나19 확산에 깊은 우려를 표시하며 한국교회가 방역과 퇴치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원로목사총연합회(한원총·총재 서기행·대표회장 송용필 목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2층 강당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교회가 작은교회 살리기에 나서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원총은 성명서를 내고 “성탄의 기쁨을 함께해야 할 지구촌이 코로나19로 우울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국 역시 연일 확진자 증가로 불안이 깊어지고 있다”며 “한국교회는 정부가 제시한 안전수칙을 준수하며 사회적 거리 두기와 마스크 쓰기, 개인 청결 등을 적극 동참해왔다. 이런 상황에서도 급증하는 코로나 확진자로 공황 상태에 빠지지 않을까 우려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위기는 분명 하나님의 기회로, 코로나 사태로 신음이 깊어지는 이때가 한국교회에 구원의 때요 은혜의 때요 빛을 발해야 하는 때”라며 “한국교회는 무거운 책임감과 경각심으로 코로나 방역과 퇴치에 앞장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리 원로 목사는 코로나 퇴치를 위해 한국교회에 간곡히 권면한다”며 “각 교회의 방역은 물론 작은 교회 방역에도 동참해 달라”고 호소했다.

한원총은 구체적으로는 5가지 실천 사항을 발표했다. 교회는 정부가 시행하는 방역 조치에 앞장서 최선을 다한다. 교회는 정부가 감당할 수 없는 방역과 퇴치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교회는 소외된 이웃을 섬기는 사역과 돌봄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교회는 무너진 동네 상권을 활성화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교회는 코로나 아웃이 될 때까지 기도하고 온몸을 다해 헌신할 것이다 등이다. 송용필 대표회장은 “지금은 우리 모두 하나가 되어야 할 때다. 코로나를 하루빨리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