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용 축산물 구매 단가를 낮춰주는 ‘학교 급식용 축산물 가격산정 표준모델’(이하 표준모델)이 호평을 얻고 있다. 등급이나 부위에 따라 적정한 납품 단가를 산정하는 것이 표준모델의 핵심 기능이다. 표준 모델 적용 시 동일한 품질의 축산물을 구매하면서도 5% 정도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서울시부터 본격 도입한 표준모델은 호평을 타고 전국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표준모델을 개발한 주인공은 축산물품질평가원(이하 축평원)이다. 각각 2만3715마리, 55만3574마리의 소·돼지 부위·등급별 거래 가격을 조사한 뒤 유통 비용을 더해 적정 가격을 추출했다. 등급이나 부위에 따라 얼마 정도의 가격에 구매하면 될지를 간결하게 정리했다.
15일 축평원에 따르면 표준모델을 적용할 경우 지난해 기준 635억5900만원인 학교 급식용 축산물 구매 단가에서 31억7800만원 정도 절약이 가능했다. 5% 정도 구매 비용을 줄이면서도 동일한 품질의 축산물을 구매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학교 영양교사 개개인이 축산물 소매 가격을 조사해 업체와 납품 단가를 결정하는 현행 방식보다 효율적이다. 다양한 축산물 유통 경로를 고려했을 때 개인 수준에서 적정 가격을 산정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더 나은 학교 급식을 공급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표준모델을 통해 절약한 예산은 보다 좋은 품질의 축산물을 구매하거나 다른 농산물을 추가 구입하는 데 쓰이게 된다. 학교 급식의 전반적 수준이 향상될 수밖에 없다.
현장 만족도도 높다. 축평원은 지난 9월 서울시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의 협업을 통해 서울시내 835개 학교에 표준모델을 본격 적용했다. 본격 적용 3개월차인 지난달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는 주목할 만하다. 서울시내 학교에서 재직 중인 영양교사에게 물어본 결과 응답자(111명)의 98.2%가 표준모델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다. 축산물 품질이 떨어지지 않은 점이 주효했다. 응답자의 96.4%가 표준모델을 적용한 축산물의 품질이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이를 통해 학교 급식 품질이 개선됐느냐는 질문에는 90.1%가 ‘도움이 됐다’고 답변했다.
서울시의 성공 사례 덕분에 이달부터 광주시와 세종시, 경기도, 강원도, 경남도 등 5곳에 표준모델이 시범 적용됐다. 내년 중에는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장승진 축평원장은 “합리적인 가격 산정을 통해 전국 574만 학생들이 먹는 학교급식의 질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었다”며 “사회적 가치 구현에 더욱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