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이어 네덜란드·체코·영국… 유럽, 다시 봉쇄령

입력 2020-12-16 04:06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시작된 1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소재 조지워싱턴대 병원에서 이 병원 소속 산부인과 의사가 화이자 백신을 맞고 있다. UPI 연합뉴스

코로나19 ‘3차 유행’에 직면한 유럽이 봉쇄령이란 극단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성탄절 등 연말연시 이동 수요를 사전에 차단해 감염의 고리를 끊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14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따르면 독일과 영국, 체코, 네덜란드 등 유럽 각국은 성탄절을 앞두고 고강도 봉쇄 조치를 발표했다.

독일은 16일부터 다음 달 10일까지 25일간 비필수 업종에 해당하는 대부분의 상점과 학교의 문을 닫는다. 슈퍼마켓과 약국, 은행 등 필수 업종만 문을 열 수 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로 인한 자영업자들의 피해를 보상하기 위해 한 달에 110억 유로(약 14조6000억원)를 투입해 월세와 관리비 등 고정비용의 90%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가정집에서도 모임에 초대할 수 있는 인원이 제한된다. 당국은 실내에서 모임을 열더라도 한 집에 2가구 합산 5명까지만 참석자를 제한하도록 조치했다.

네덜란드도 이날 마르크 뤼터 총리의 TV 생중계 연설을 통해 15일 0시부터 5주간 비필수적 상점과 체육관, 영화관 등을 일제히 폐쇄한다고 밝혔다.

전 국민에게 외출 자제가 권고되며 가구당 하루 2명의 손님까지만 초대할 수 있다. 각급 학교도 16일부터 봉쇄 조치가 끝나는 내년 1월 19일까지 문을 닫는다. 지난 10월부터 폐쇄 중인 술집과 식당은 계속해서 영업이 중지된다.

체코에서는 오는 18일부터 식당과 호텔, 실내 체육시설의 운영이 중단되고 전국에 통금령이 내려진다. 이에 따라 오후 11시부터 오전 5시까지 외출이 금지되며, 실내외 모든 모임은 최대 6명까지로 제한된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한 영국도 봉쇄에 돌입한다. 영국 정부는 16일부터 수도 런던을 비롯해 잉글랜드 남동부 에식스, 하트퍼드셔 등의 코로나19 대응단계를 기존 2단계에서 최고 수준인 3단계로 상향한다. 모든 술집과 식당 등은 배달과 포장, 드라이브스루 영업만 허용된다. 호텔과 극장, 공연장 등 여가시설은 문을 닫는다.

이탈리아도 크리스마스가 있는 24~26일 사흘간, 오는 31일~새해 1일 이틀간 전국을 ‘레드존’으로 설정하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레드존에는 심야 통금 및 비필수적 이동 금지 조치가 적용되고 비필수적 상점은 전면 폐쇄된다.

다만 영국과 독일, 네덜란드 등은 지나치게 엄격한 봉쇄에 따른 반발 효과로 거리두기가 지켜지지 않을 것을 우려해 성탄절 연휴에는 봉쇄 조치를 다소 완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지훈 기자 germa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