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명이냐, 500명이냐… 4차 유행, 베이스라인이 관건

입력 2020-12-16 00:08
차량에 탄 강원도 강릉시민들이 15일 2018 평창동계올림픽 아레나경기장 야외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의 3차 유행을 꺾기 위해 사회적 거리두기가 한시라도 빨리 격상돼야 한다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멀리 내다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순히 이번 유행만 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다음에 올지 모를 ‘4차 유행’까지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늦어도 이번 주 안에는 거리두기 3단계를 적용해야 장기적인 코로나19 대응에 무리가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15일 “거리두기 3단계를 적용하면 확진자를 확실히 줄일 수 있다”며 “4차 유행도 앞으로 생길 텐데 100명대에서 시작하느냐 500명대에서 시작하느냐는 다르다. 미래를 길게 봐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행이 거듭될수록 확진자 감소폭도 줄었고 베이스라인(시작점)은 점차 높아졌다. 1차 유행에서 하루 확진자는 909명까지 올랐지만 감소폭도 그만큼 컸다. 3, 4월 내내 확진자는 내리 떨어지더니 4월 말에 한 자릿수를 이어갔다.

안정적인 통제 속에 8월 2차 유행 직전 베이스라인은 30~50명대였다. 2차 유행 당시 8월 27일 441명까지 치솟은 후 확진자는 점차 떨어졌지만 두 달이 지나도 하루 100명 미만으로 떨어지지 않았다. 10월 30일까지도 하루 114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다. 방역 당국도, 여론도 모두 예전처럼 100명대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확진자 수를 우려했다.

결국 11월 유행이 발생할 당시 이미 베이스라인이 100~150명대였고, 금세 300~400명을 넘었다. 확진자 수가 훌쩍 뛰는 속도를 정부가 따라가지 못했다. 지난달 12일부터 확진자는 8일 연속 증가했다. 하지만 19일에야 수도권에서 1.5단계를 시행했다. 그 뒤 1주일 단위로 급박하게 추가 방역 조치가 이뤄졌지만 전파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다.

정부는 거리두기 단계 효과를 지켜보면서 단계 조정에 나서고 있다. 이날도 정부는 지난 8일 수도권에 시행한 거리두기 2.5단계의 효과가 이번 주 후반부터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전략기획반장은 백브리핑에서 “3단계 상향 조정 여부는 현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차원에서 검토하지는 않고 내부에서만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지금 당장 거리두기 3단계로 감염 전파를 막아도 유행 규모는 쉽게 줄지 않을 것이란 예상도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겨울 내 하루 확진자를 100명 미만으로 통제하긴 어렵다”며 “내년 3월까지 현재 규모의 확진자가 등락을 거듭하고 쉽사리 떨어지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3차 유행으로 인한 희생자는 급격히 늘고 있다. 이날 집계된 코로나19 하루 사망자는 13명으로 역대 최다였다. 위중증환자 역시 205명으로 가장 많았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신규 확진자가 880명 늘어 누적 확진자가 4만4364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