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15일 여당을 향해 “더불어도 아니고, 민주도 아니고 ‘나홀로독재당’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다”고 직격했다. 여당의 입법 독주와 필리버스터 강제 종료를 독재로 규정하고 싸잡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된다.
주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심지어 필리버스터도 힘으로 강제 중단시키고 야당의 입을 막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주 원내대표는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야당이 발언으로 국민에게 국정을 알리는 것인데 필리버스터 자체도 중단시켰고, 거기에 국회의장도 동원됐다. 야당 원내대표가 미리 최소한의 발언시간을 요구했음에도 저렇게 자른 것에 대해서는 국회의 기능을 포기한 일”이라며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으로 국민의 입을 틀어막고, 국민의 대표 입을 틀어막은 민주주의 질식사건”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전날 국민의힘 마지막 필리버스터 주자로 나설 준비를 했다. 그러나 이재정 민주당 의원의 발언이 길어지면서 제대로 된 발언시간을 얻지 못했다. 결국 박병석 국회의장 중재로 30분 이내의 시간을 얻은 주 원내대표는 26분간 발언할 수 있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사전 예고된 주 원내대표의 발언을 막기 위해 이 의원이 5시간 넘게 단상을 지킨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필리버스터 진행 과정에서 깊은 회의감을 느꼈다”며 “총 85시간36분의 토론 중 여당이 24시간19분, 백분율로 보면 28.4%에 달하는 토론시간을 잠식하며 제도 도입의 취지를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과거 민주당의 필리버스터 당시 192시간27분을 오롯이 야당이던 민주당에 보장했던 우리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라고 덧붙였다.
야당은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내놓은 낙관적인 경제 전망에 대해서도 일침을 날렸다. 주 원내대표는 “주가 3000시대 개막에 대한 희망적 전망이 나온다고 코로나 불안이 없어지겠냐, 떨어질 대로 떨어진 경제가 회복된다고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문 대통령이 자다가 봉창 두드리는 소리 한다고 국민이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