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화면을 늘렸다 줄일 수 있는 ‘롤러블폰’으로 스마트폰 사업에서 반전을 노린다. 이번에는 시장의 기대를 충족시킬 제품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LG전자 내부에서도 나오는 분위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롤러블폰 개발 막바지 단계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드웨어 관련 개발은 완성 단계고, 소프트웨어 및 유저인터페이스(UI) 최적화에 매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LG전자가 ‘롤러블폰은 해볼 만하다’고 기대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우선 세계 최초로 롤러블TV를 상용화한 경험이다. 롤러블 디스플레이를 사용해 완제품을 만들어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다른 업체에 비해 완성도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LG전자가 접었다 펼 수 있는 폴더블폰을 건너뛰고 롤러블폰으로 직행한 것도 롤러블 경험에 대한 자신감 때문으로 해석된다. LG전자는 삼성전자나 중국 스마트폰 업체보다 롤러블폰을 시장에 먼저 내놓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폴더블폰은 접었다 펴는 부분에 주름이 불가피하지만 롤러블폰은 그런 문제가 없다”면서 “LG전자가 롤러블폰은 잘 만들 수 있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는 ‘선택과 집중’ 전략 강화다. LG전자는 롤러블폰에 핵심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중저가 시장은 제조업자개발생산(ODM) 비중을 끌어올리고 있다. ODM은 주문업체의 요청에 따라 개발업체가 개발부터 제조까지 모두 담당하는 것이다. ‘익스플로러 프로젝트’의 두 번째 작품이 될 롤러블폰에 전사적인 역량을 모으고 중저가 시장은 외부에 맡긴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MC사업본부 산하 BTD사업실을 ODM담당으로 격상시켰다. 50% 수준이었던 ODM 비중은 내년에 더욱 확대할 전망이다. 내년 상반기에 출시될 프리미엄폰 ‘레인보우’(가칭)를 제외하면 대부분 중저가 라인업은 ODM으로 내놓는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LG전자가 올해 ODM 비중이 70%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구글과 협업하고 있다는 것도 완성도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구글과 손잡으면 운영체제(OS) 차원에서 표준화가 가능해 앱 개발자들이 쉽게 관련 앱을 만들 수 있다.
LG전자가 구글과 손잡고 앱 개발자를 위한 ‘롤러블 스마트폰용 에뮬레이터’를 준비한다는 것이 최근 공개돼 기대감을 높였다.
LG전자 롤러블폰은 평상시에는 6.8인치 화면이다가 오른쪽으로 늘리면 7.4인치까지 커지는 디스플레이를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이르면 내년 1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공개돼 3월 중으로 판매될 것이 유력하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