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재확산 초비상에… 野 “왜 백신 못구했는지 답해야”

입력 2020-12-15 04:02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주 원내대표는 “(정부가) 실체도 없는 K방역 홍보 자랑에 1200억원을 쓰면서 정작 코로나 종식에 필요한 조치는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오른쪽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국회사진기자단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쏟아지는 상황에서 야당이 정부에 방역 실패 책임을 물으면서 공세를 퍼부었다. 외국은 코로나19 백신을 이미 접종하고 있는데 정부는 아직도 백신 구매 계획도 없는 상황을 연일 질타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특히 “‘자화자찬’ K방역 실패를 문재인 대통령이 사죄하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범정부 백신 구매단’ 구성을 주문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4일 비대위 회의에서 “미국 영국 등은 이미 백신 접종을 시작했는데 우리는 왜 백신 구매도 제대로 되지 않는지 문 대통령이 답해 달라”며 “대통령과 정부는 K방역 실패를 사죄하고 백신 확보를 위해 국력을 집중해 달라”고 요구했다.

비대위 회의장에는 ‘백신이 먼저다’는 백드롭이 걸렸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백신 공급이 늦어지는 상황을 부각시켜 4·15 총선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태세다. 내년 보궐선거 직전 백신 공급으로 여론을 환기하려는 정부·여당의 방책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도 깔려있다. 김 위원장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해 “내년 3월이면 백신이 가능한 것처럼 말하는 분도 계시는데 믿을 수 없다”고 몰아붙였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실체도 없는 K방역 자랑 홍보에 무려 1200억원을 쓰면서 정작 코로나 종식에 필요한 조치는 제대로 하지 않은 게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지난 2~3월 대구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극심했던 이후 지금까지 병상 확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과 백신 접종 개시가 선진국보다 늦어지는 점 등을 지적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최고위원회의에서 “어영부영 자화자찬에 몰두하다가 K방역 신화가 양치기 소년 우화로 바뀔 수 있다”고 했다.

국민의힘 코로나19 대책 특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1월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도록 ‘범정부 백신 구매단’을 즉각 구성하라는 성명을 냈다. 전문가들이 두루 참여하는 ‘민관 합동 총괄 컨트롤타워’ 구성과 병상 확보비 마련, 코로나19 대량 선별검사 등도 요구했다. 의사 출신인 신상진 특위 위원장은 “미국은 화이자 백신 이송을 위해 육군 대장이 수송을 맡는다”며 “우리나라도 백신을 구하기 위해 부처 상관없이 총동원해야 하는 전시상황”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코로나19 백신보다 치료제 도입을 우선시하는 모습이다. 이는 국내 기업의 ‘자체 개발’ 로드맵에 따른 것이다. 당청은 셀트리온과 녹십자의 치료제는 연말, SK바이오사이언스의 백신은 내년 하반기쯤 개발이 완료될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관계자는 “셀트리온의 항체치료제가 연말 긴급승인 가능성이 높고, 녹십자의 혈장치료제도 대량 생산에는 한계가 있지만 큰 효과를 보이고 있다”며 “신종플루가 번질 때도 치료제인 타미플루 덕분에 대란으로 번지지 않았다. 백신도 중요하지만 치료제 효과 또한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정부는 외국산 백신의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았고, ‘부르는 게 값’인 가격도 문제라 보고 있다. 외국산 백신이 도입될 쯤에는 국산 백신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없지 않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 10월 SK바이오사이언스를 방문해 “코로나19 치료제와 백신만큼은 설령 다른 나라가 먼저 개발에 성공하고 우리나라가 수입하더라도 끝까지 자체 개발을 성공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우 강준구 기자 lov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