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순복음교회 등 한국교회의 대표적 대형교회들이 수련시설 등을 코로나19 치료 및 격리시설로 내놓은 것은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검토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특히 성탄절을 앞두고 교회의 시설을 내놓음으로써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이웃과 사회의 고통을 나누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겠다는 의지도 담았다.
이영훈(여의도순복음교회) 김삼환(명성교회 원로) 오정현(사랑의교회) 김정석(광림교회) 최병락(강남중앙침례교회) 목사는 14일 서울 여의도 국민일보빌딩에서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만나 이같은 내용을 협의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선 김진표 김성주 오영훈 한정애 김회재 최인호 의원도 함께해 한국교회의 파격적 제안에 대한 당 차원의 높은 관심을 보여줬다.
다섯 교회가 지원키로 한 것은 경기도와 강원도의 기도원과 수양관 등으로 총 834실 규모다. 이 시설은 코로나19 환자를 위한 치료 병실과 자가격리자 등을 위한 생활치료 시설로 활용된다. 대부분이 경기도 파주, 안성, 광주 등 수도권에 있어 접근이 용이하다. 주로 기도원과 수양관으로 사용돼 왔고 평소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진 만큼 대규모 인원도 수용할 수 있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부족 우려가 높은 치료 시설 및 병상 확보 움직임에 숨통을 터 줄 것으로 기대된다.
이 대표도 이날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이번에 지원해주신 생활치료센터가 귀하게 쓰일 것”이라며 “교계 지도자들께서 보여주신 연대와 협력이 국민에게 좋은 마음의 선물이 되리라 본다”며 감사를 표했다.
이 목사는 “코로나19가 급속히 확산하는 시기에 자원하는 마음으로 여러 목사님과 귀한 일을 함께하게 돼 감사하다”며 “이번에 지원하는 시설을 모두 비우고 방역 조치해 언제든 쓸 수 있게 해놨다”고 말했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대표 연합기관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국난 극복 지원에 앞장서 왔다. 공예배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면서도 정부의 방역수칙 준수 요청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오 목사는 “한국교회는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키면서 현장예배를 드려왔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위기의 시대에 고통받는 이웃을 위해 교회 시설이 섬김의 역할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더욱 충실히 교회에 맡겨진 복음의 소임을 다할 것이다”고 전했다.
서울 소망교회(김경진 목사)도 지난 9일 당회를 열어 경기도 광주 곤지암의 소망수양관을 서울시에 생활치료센터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김경진 목사는 이날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일부 공사를 거쳐 이르면 15일부터 경증 환자들을 중심으로 수양관 7층부터 사용할 예정이며 230분의 환자가 수용될 예정이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김 목사는 “지방자치단체마다 병상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교회도 고통당하는 이웃의 아픔을 외면할 수 없었다”면서 “소망수양관에서 쉼을 얻고 회복할 수 있다면, 그것이 하나님께 영광이며 우리 모두의 기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보혁 최기영 우성규 기자 bosse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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