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립선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등 남녀 주요 질환 발병률 증가세에 맞춰 보험사들이 맞춤형 보험상품을 내놓고 있다. 최근 환자 증가율이 높은 젊은층을 겨냥해 월 보험료 몇 백원짜리 ‘미니보험’부터 애플리케이션(앱) 전용 온라인보험까지 상품 다변화로 접근성을 함께 높이는 추세다.
생명보험협회 관계자는 15일 “생식기나 유방에서 주로 발현되는 남성·여성질환은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대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업계는 특약 또는 주계약 상품을 통해 합리적 수준의 보험료로 남성·여성질환의 진단비와 수술비 등을 보장한다”고 설명했다.
남성에게 많이 나타나는 암은 위암 폐암 대장암 전립선암 간암 순이다. 이 중 대표 남성질환인 전립선암 비중은 2013년 8.4%에서 2017년 10.5%로 늘었다. 전립선암 환자 수도 2015년 6만1973명에서 지난해 9만6814명으로 최근 5년간 56.2%나 증가했다. 연간 신규 발생자는 2013년 9594명에서 2017년 1만2797명으로 33.4%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전립선 질환은 전체 환자의 95%가 50대 이상인 중년 남성 대표 질환이지만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젊은 환자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전립선비대증으로 병원을 찾은 30대 환자는 2014년 1만2006명에서 2018년 1만5997명으로 33%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보험업계는 식습관, 스트레스 등 생활패턴 변화와 함께 증상이 있을 때 병원을 조기 방문하는 경향이 늘어난 것을 주요인으로 본다.
여성암 중 발병 1위인 유방암도 매년 증가 추세다. 유방암은 2016년 갑상선암을 제친 뒤 1위 자리를 내준 적이 없다. 대부분 암이 감소 추세인 것과 달리 유방암 발병률은 2002년 이래 연간 5% 안팎의 증가를 지속하고 있다.
유방암은 갑상선암과 함께 생존율이 높은 편이지만 사망자는 1990년 10만명당 2.8명에서 2018년 9.6명으로 늘었다. 선별 검사 시 사망률이 15∼30% 감소하는 만큼 정기적 검진을 받고 규칙적인 운동이나 절주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게 의료계 조언이다. 보건복지부는 40∼69세 여성의 경우 2년마다 유방암 검진을 받도록 권고한다. 40대는 환자가 가장 많은 연령대다.
또 다른 대표 여성질환인 자궁경부암은 여성암 7위로 환자와 진료비가 꾸준히 늘고 있다. 40·50대가 전체 환자의 51.7%지만 연평균 환자 증가율은 20대 이하가 3.6%로 가장 높다. 보험업계는 “치료 시기를 놓치면 임신이나 출산에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예방접종이나 정기검진을 통한 대비가 필요하다”며 “생존률이 유방암 갑상선암에 비해 높지 않은 만큼 적기 치료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모바일 기반 금융플랫폼인 토스 전용 보험인 한화생명 ‘토스 전용 여성건강보험’은 여성 발병률이 높은 유방암 자궁경부암 난소암 등 주요 여성암 진단 확정 시 최대 1000만원을 보장한다. 유방암 진단을 받은 환자에게는 따로 유방 절제·수술자금을 500만원씩 지급한다.
교보생명 ‘New(무) 교보 미리미리 여성 CI보험’은 여성생식기암 진단 확정 시 1000만원을 지급한다. 중증루프스신염과 중증재생불량성빈혈 진단을 받으면 2000만원을 보장한다. 파종성혈관 내 응고, 저체중아 출산, 산과질환 수술 등 임산부 관련 보장을 함께 제공한다는 점이 특징이다.
교보생명 계열 인터넷 생보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의 ‘(무)e여성건강보험’은 3대 암인 위암·간암·폐암과 유방암, 여성생식기암 진단 시 최대 2000만원을 보장한다. 여성 4대 중증질환인 중증루프스신염, 중증재생불량성빈혈, 뇌출혈, 급성심근경색증도 같은 금액을 보장한다. 여성 3대 생활질환인 류마티스관절염, 통풍, 대상포진은 각각 400만원, 200만원, 1000만원을 보장한다.
하나생명 ‘(무)손안에 골라담는 암보험’은 남녀 특정암을 선택해 1000만원을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남성·여성 특정암과 함께 위암, 대장암, 폐암, 간암, 담도 및 담낭암, 췌장암, 소액암 중 자신의 가족력에 맞춰 골라 가입할 수 있도록 설계한 일종의 조립형 보험이다.
미래에셋생명 ‘온라인 잘 고른 남성 미니암보험’은 위암 폐암 대장암 전립선암 간암 등 남성 5대 암에 대해 1000만원을 보장한다. 모바일 앱 가입 전용인 이 보험은 한 달 보험료가 30세 남성 5년 보장 기준 250원으로 가성비가 좋다.
한화생명 ‘LIFEPLUS 우리가 지켜줄게 안심보험’은 군 장병을 비롯, 20대 남성에게 맞춘 상품이다. 장병 발병 빈도가 높은 특정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을 비롯해 재해장해, 골절, 화상, 피부질환(대상포진) 진단비와 무릎인대, 아킬레스건, 추간판장애(디스크) 수술비 등을 두루 보장한다.
CRPS는 외상 후 특정 부위에 생기는 만성 신경성 통증과 자율신경계 기능 이상, 피부 변화, 기능성 장애를 특징으로 하는 질환이다. 한화생명은 “과거 ‘군대병’ ‘꾀병’이라 오해를 받았던 CRPS에 대한 발생 위험률을 업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