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미닉 칼버트-르윈(에버턴)과 손흥민(토트넘)이 득점을 한 경기 쉬어간 사이, 모하메드 살라(리버풀)와 제이미 바디(레스터)가 치고 올라왔다. 여기에 잉글랜드 대표 공격수 해리 케인(토트넘)까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가 시즌 ⅓ 시점을 향해 가고 있는 가운데, 득점왕 경쟁이 어느 때보다도 뜨겁게 펼쳐지고 있다.
손흥민은 14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셀허스트파크에서 끝난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2020-2021시즌 EPL 12라운드 원정경기에서 케인의 선제골을 도와 팀의 1대 1 무승부에 기여했다. 손흥민은 이날 경기 뒤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를 일컫는 ‘킹 오브 더 매치’로 선정됐지만, 골 수를 늘리진 못했다. 지난 7일 아스널과의 11라운드 홈경기에서 환상적인 리그 10호골을 터뜨린 기세를 이어나가지 못한 게 아쉬웠다.
이는 득점 1위 칼버트-르윈도 마찬가지였다. 칼버트-르윈은 전날 끝난 첼시전(1대 0 승리)에 풀타임 출전했지만 득점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시즌 득점이 11골로 유지됐다.
시즌 초반부터 엎치락뒤치락 득점 경쟁을 이어가던 ‘비 득점왕 출신’ 두 선수가 주춤한 사이, 2017-2018, 2018-2019 시즌 득점왕 살라와 2019-2020 시즌 득점왕 바디가 나란히 득점포를 터뜨리며 득점 경쟁에 불을 붙였다. 살라는 14일 풀럼과의 경기 후반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자신의 시즌 득점을 10골로 늘렸다. 바디도 같은 날 브라이튼전에서 1골 2도움으로 팀의 모든 골에 기여하며 역시 시즌 10호골 째를 기록했다.
여기에 또 다른 ‘득점왕 출신’ 선수도 최근 득점 테이블 최상단까지 올라왔다. 주인공은 손흥민의 팀 동료인 케인이다. 2015-2016, 2016-2017 시즌 득점왕을 차지했던 케인은 올 시즌 자주 중원까지 내려오는 이타적인 플레이를 펼치며 리그 최다 도움(10도움)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킬러본능’은 숨길 수 없는 걸까. 벌써 9골을 넣어 득점 5위에 올랐다. 최근 리그 5경기 3골의 파죽지세다.
득점왕 경험자들이 본격적으로 득점 페이스를 찾아가면서 EPL 득점왕 타이틀을 향한 경쟁도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득점 1위 칼버트-르윈과 손흥민 등 비 득점왕 출신들은 페널티킥(PK) 키커가 아닌 데 비해 득점왕 출신인 나머지 세 선수는 PK를 도맡아 차고 있다. 살라와 바디는 현재 10골 중 절반인 5골이 모두 PK 득점이고, 케인도 9골 중 2골을 PK로 넣었다. 이 선수들이 앞으로도 득점왕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는 이유다.
여기에 패트릭 뱀포드(리즈·8골), 브루노 페르난데스(맨유), 윌프레드 자하(팰리스), 칼럼 윌슨(뉴캐슬·이상 7골)도 선두권을 바짝 쫓고 있는 상황. 현재 득점 1위인 칼버트-르윈 뿐 아니라 손흥민도, 생애 첫 리그 득점왕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한 여정은 쉽지 않아 보인다.
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