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영화관 수입이 1조원 가량 증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한국 영화산업 주요 부문을 합친 매출액도 지난해와 비교해 60%나 쪼그라들 전망이다.
영화진흥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코로나19 충격: 2020년 한국영화산업 가결산’을 14일 발표했다. 자료에 따르면 402개 상영관을 대상으로 한 피해 실태조사에서 올해 1~9월 입장권·매점·광고 이익을 합한 총매출액은 479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조5587억원)과 비교해 69.2%(1조791억원)가 감소했다.
관객 감소·신작 공급 중단에 따른 휴관으로 상황은 더 나빠졌다. 보고서는 CGV·롯데시네마·메가박스·씨네큐 4개사 423개관 가운데 3월 94개관, 4월 106개관이 운영을 쉬었다고 전했다. 이 여파로 4월 극장 관객 수는 통합전산망 가동 이후 역대 최저치인 97만2572명을 기록했다.
영화계를 지탱하는 극장 매출이 급감하면서 주요 부문을 다 더해도 영화산업 수입이 1조원을 넘지 못할 것으로 풀이된다. 1월 20일 국내 첫 확진자 발생 이후 극장 수입은 2월 623억원, 3월 152억원, 4월 75억원으로 매월 최저치를 경신했다. 현재 11월까지 극장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1조7273억원)에 견줘 70%가량 감소한 4980억원으로 코로나19 3차 대유행으로 12월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영진위는 “올해 극장 총매출액은 지난해 1조4037억원에서 7할 이상 감소한 5100억원 정도일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주요 부문인 VOD(주문형비디오)·해외 시장 수입도 감소했다. 지난해와 비교해 TV VOD 매출은 1~2월 반짝 상승했다가 3~10월은 꾸준히 감소세를 보였다. TV VOD에 인터넷 VOD 수입 추정치를 합한 올해 온라인 시장 영화 매출액은 3635억원이다. 영화 완성작·기술서비스·장비 수출과 로케이션 유치 등 해외 매출 추산액도 지난해 대비 50% 이상 떨어진 394억원일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주요 부문을 다 합한 예상 매출액 9132억원은 국내 영화시장 최대 규모였던 지난해 2조5093억원에 비해 63.6%(1조5961억원)가 줄어든 수치다.
영화 제작·개봉 연기로 인한 피해도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설문에 참여한 135편 가운데 제작 연기와 변경으로 인한 피해액이 113억4270만원, 개봉 준비 연기로 인한 피해액이 97억1430만원에 달했다. 휴관과 극장 매출 감소로 고용도 대폭 축소됐다. 407개관의 10월 인력 구조를 조사한 결과 영화관 정규직은 지난해 12월 대비 621명(15.9%), 계약직은 8144명(70.2%)이 감축된 것으로 확인됐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