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확진 1000여명… 3단계 격상 ‘초읽기’

입력 2020-12-14 04:01
광주 광산구의 한 고교 학생들이 10일 운동장에 설치된 선별진료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이 학교 교사가 가족 김장 모임에 참석한 뒤 확진 판정을 받았다. 연합뉴스

지난 1월 국내 코로나19 발병 후 일일 확진자 수가 처음으로 1000명을 넘어섰다. 100명대이던 확진자가 10배 늘어나는 데 딱 한 달이 걸렸다. 지금이 정점이 아니라 ‘시작’에 불과하다는 경고가 나오지만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을 주저하는 모양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3일 0시 기준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030명 늘어 총 확진자가 4만276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서울시(399명)는 전날(362명)에 이어 이틀 연속 역대 최다 기록을 세웠다. 수도권 전체 확진자는 786명으로 700명 선을 처음 웃돌았다.

이 같은 폭증세는 종교시설과 요양병원 등에서 무더기 확진이 나온 영향이 크다. 서울 강서구 성석교회 관련 확진자는 이날 0시까지 140명으로 늘었다. 경북 안동 장애인 복지시설에서는 이용자, 가족 등 9명이 확진됐다.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이날 낮 12시까지 수도권에서 병상을 기다리는 환자는 580명에 달했다. 전날 기준 수도권에 남은 중환자 병상은 13개에 불과했다.

고광필 인천시 공공보건의료지원단장은 “인천에서는 중등증 환자를 치료하는 병원에서 중환자를 받는 실정”이라며 “최근 노년층 환자가 많아지면서 중환자실이 부족해졌다”고 전했다. 정부는 생활치료센터 7000개, 감염병전담병원 2700개까지 병상을 확충하고 중환자 병상은 300개까지 늘리겠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날이 거리두기 격상의 ‘크리티컬 포인트’(임계점)라고 했다. 당장 3단계로 올려도 그 효과는 한동안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주말에 확진자 수가 줄던 ‘주말효과’가 지난주부터 깨졌다. 그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며 “9만건이 아직 검사 중이고 양성률이 4%라고 보면 5400명 정도의 양성자가 더 나올 예정이므로 거리두기를 올려도 확진자는 1500, 2000명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고 단장은 “1000명이 정점이 아니고 이제 시작”이라며 “500명에서 1000명이 되는 것보다 1000명이 2000명 되는 게 더 빠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정부는 아직 3단계 격상을 ‘검토 중’이다. 경제에 미칠 부담이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고 “지금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3단계 격상도 검토해야 하는 중대한 국면”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중대본 회의를 직접 주재한 것은 지난 2월 23일 이후 10개월 만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기자간담회에서 “코로나19 치료제 사용은 내년 1월 하순 이전, 백신 접종은 3월 이전에 시작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최대한 앞당기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최예슬 임성수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