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00일’ 이낙연, 자세 낮췄지만 “개혁입법 역사적 진전”

입력 2020-12-14 00:07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3일 국회에서 가진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기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취임 100일을 맞은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최근의 당 지지율 하락세에 대해 “정치를 하는 사람은 국민의 마음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며 자세를 낮췄다. ‘입법 독주’ 지적과 의원들의 잇단 실언에 대해서는 “영원한 숙제”라며 일신을 다짐했다. 그러면서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 개정안 등 개혁 입법에 대해선 “오랜 숙제를 해결한 역사적 진전”이라고 자평했다.

이 대표는 13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지난 6일이 취임 100일째였지만 최측근의 사망 등으로 이날 개최됐다. 그는 대통령 지지율과 함께 급락한 당 지지율에 대해 “국민의 마음은 늘 예민하게 움직인다”며 “아직도 국민들이 굉장히 힘들어하시는데 정치가 충분히 응답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석 달도 채 남지 않은 임기 내 지지율 반등 계기를 마련할 수 있냐는 질문에는 “한두 가지의 일로 인위적으로 (지지율이) 반등할 수 있다는 생각은 하고 있지 않다. 해야 할 바를 꾸준히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일방적인 국회 운영, 소속 의원들의 잇따른 실언 등을 두고 나오는 비판에 대해선 “당의 자세는 어느 순간에 완성될 수 있는 일은 아니다”며 “끊임없이 서로가 서로를, 또 각자 자기 자신을 경계하며 노력해야 하는 영원한 숙제”라고 했다. 이 대표는 4·15총선 공동선대위원장 시절부터 “오만한 민주당 버릇을 고쳐놓겠다”고 밝혔지만 대표 취임 후에도 이 같은 지적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다.

비판적 여론에는 몸을 낮추면서도 정기국회에서의 입법 성과를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는 “1987년 민주화 이후 가장 크고 많은 개혁을 이뤄냈다”며 “입법의 분량에서도 기록적이지만 그 역사적 의미는 더욱 깊다”고 평가했다. 전속고발권을 유지키로 한 공정거래법 개정안과 노동 관련법 개정안을 두고 오히려 후퇴했다는 비판을 두고는 “법이 통과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으니 좀 더 천천히 지혜를 모아가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2월 임시국회에서 반드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하지만 50인 미만 중소기업 적용 유예 등 어떤 부분에서 보완이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개인적인 의견을 말씀드리는 건 좋아 보이지 않는다”며 말을 아꼈다. 최강욱 열린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이른바 ‘윤석열 출마 금지법’에 대해서는 “첫 느낌으로는, 과하지 않나 생각한다”며 거리를 뒀다.

이 대표는 주요 입법과제를 처리한 만큼 남은 당대표 임기에 코로나 위기 극복과 민생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대표는 “코로나19 안정을 당면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며 “중증환자 병상 확충에 총력을 기울이고, 방역수칙 준수에 지자체가 적극 협력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차기 대선 출마를 위한 구체적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개인적인 일정은 적절치 않아 보인다”며 함구했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