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실손보험료가 최대 20% 이상 오를 전망이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일부 보험사들은 내년 1월 실손보험 갱신이 필요한 가입자들에게 보험료 예상 인상률이 담긴 상품 안내서를 발송했다. 내달 갱신을 앞둔 2009년 10월~2017년 3월 판매된 ‘표준화 실손보험’과 2017년 4월 이후 팔린 ‘신(新) 실손보험’ 가입자들이 대상이다. 표준화 실손 가입자들은 최고 20%대 초반, 신실손 가입자들의 경우 최고 10%대 초반 인상률이 예상된다고 안내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당 인상률은 금융 당국과의 논의 과정을 거쳐 내년 초 정해진다. 2009년 9월까지 판매된 구(舊) 실손 갱신은 내년 4월이어서 이번 안내 대상에선 빠졌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실손보험의 위험손해율(위험보험료 대비 발생손해액의 비율)은 131.7%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6% 포인트 상승했고, 1조4000억원가량의 위험손실액이 발생했다. 지난해 실손보험 위험손해율도 133.9%에 달했다. 쉽게 말해 고객한테 받은 보험료보다 보험금으로 나가는 돈이 많다는 의미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손보험금 청구는 비급여 진료 증가, 특정 진료과목 편중, 소수 고객의 과다한 의료 이용으로 요약된다”고 설명했다. 실손보험 전체 청구액에서 근골격계 질환이 41%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이 중에는 도수치료, 근골격 MRI 등이 포함된다. 최근 비급여 진료 비중이 가장 높은 안과에서 백내장 관련 보험금 청구도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보험업계는 지난해 말에도 올해 실손보험료의 두 자릿수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지만 당국의 반대로 9%가량만 올랐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