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해 아동·청소년들의 인터넷 사용시간이 길어지면서 초·중·고 학생들이 디지털 성범죄에 노출될 위험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의 초·중·고교생 3명 가운데 1명은 메신저나 SNS를 통해 낯선 사람에게서 쪽지나 대화 요구를 받아본 적이 있었으며, 신체 사진이나 성적인 동영상을 보내라는 협박을 받은 학생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시는 초·중·고교생 1607명을 대상으로 지난 10월 28일부터 11월 30일까지 실시한 디지털 성범죄피해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13일 밝혔다.
응답자의 36%가 메신저나 SNS를 통해 낯선 사람에게 쪽지나 대화 요구를 받아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온라인으로 접근한 사람은 대부분 또래였고, ‘나이 휴대전화 번호 등 개인정보를 알려 달라’고 요구한 경우가 23%로 가장 많았다. ‘쉽게 용돈을 벌 수 있게 해주겠다’는 제안도 10%였다. 낯선 사람에게 대화 요구를 받은 청소년 중 실제 개인정보를 알려준 적 있다는 응답은 64%에 달했다. 개인정보를 알려주거나 사진을 보내준 이후 ‘칭찬하거나 친절하게 대해줬다’는 응답이 29%로 가장 높았고, 현금 또는 용돈을 주겠다거나(15%), 문화상품권·게임머니·게임아이템 등을 주겠다고 한(10%) 경우가 뒤를 이었다.
인터넷으로 알게 된 사람으로부터 피해 경험이 있는 학생도 5%나 됐다. 가장 많이 본 피해는 ‘SNS나 가족, 친구에게 나의 나쁜 점을 알리겠다’(56%)는 협박이었다. 신체사진이나 성적인 행동을 하는 동영상을 보내라는 협박도 17%에 달했는데, 실제 사진이나 동영상을 보낸 경우도 6%였다.
가해자가 개인정보를 협박수단으로 삼아 사진이나 영상물을 착취하는 ‘온라인 그루밍’ 양상이 두드러지고 있다고 서울시는 분석했다.
일일 인터넷 이용시간은 온라인 학습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2~5시간(46%)이 가장 많았으며, 코로나19 이후 인터넷 사용시간이 늘었다는 응답은 59%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아동·청소년 대상 디지털 성폭력 예방 교육을 더욱 확대하고, 교사와 부모님 등을 대상으로 한 교육을 추진한다.
김재중 선임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