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단계 거리두기를 시행한 지 18일이 지났지만, 수도권 확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11일 0시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689명 늘어 누적 4만786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9일 이후 사흘 연속 600명대다. 689명은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일일 신규 확진자로, 3차 유행 이후로 한정하면 가장 많다. 서울 250명, 경기도 225명 등 수도권에서만 전날 하루 512명의 확진자가 보고돼 전체 신규 확진자의 76%를 차지했다.
3차 유행이 길어지면서 위중증 환자도 169명에 달했다. 전날 기준으로 즉시 가용한 중환자 병상은 52개였다. 서울에는 4개, 경기도에는 3개만 남았다. 경증·중등도 환자를 치료하는 감염병전담병원의 가동률도 꾸준히 올라 수도권에서는 500여 병상만 남았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정례 브리핑에서 “지난달 24일부터 실시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 효과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윤 반장은 “지금의 확산세를 꺾지 못하면 다음은 사회활동의 ‘전면제한’을 뜻하는 3단계로의 상향조정 외에는 다른 선택 방법이 없다”며 “지금이 이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만큼 거리두기 노력에 최선을 기울여 달라”고 요청했다.
정부는 막대한 피해가 예상되는 3단계 격상 대신 총력전 체제를 선택했다. 역학조사를 지원하기 위해 수도권의 보건소에 군과 경찰, 공무원 800여 명을 파견키로 했다.
정부는 중환자를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의료계에서 제안한 거점형 중환자 전담병원 지정 방안을 두고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경증·중등도 환자들을 위한 감염병전담병원과 생활치료센터도 이번 주말까지 각각 1000여명 규모씩 더 확충하겠다고 설명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수도권의 공공병원 2~3개를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하고 중수본이 인력을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지시했다.
검사와 추적조사도 강화된다. 수도권 선별진료소의 운영 시간을 1시간씩 연장한 데 이어 오는 14일부터 향후 3주간을 수도권 집중 검사 기간으로 운영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유동인구가 많거나 최근 집단감염이 발생한 150여개 장소에 임시선별검사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아울러 같은 날부터 응급실, 중환자실, 의료취약지 등에서는 신속항원검사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할 계획이다. 또 역학조사 역량을 보강하는 차원에서 810명의 군, 경찰, 공무원을 수도권의 81개 보건소에 파견한다.
전문가들은 거리두기 효과가 제한적인 만큼 환자 증가에 서둘러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알레르기내과 교수는 “현재로서 코로나19 전용병원 운영이 가장 합리적인 병상 확보책”이라고 강조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긴급 기자회견에서 “하루 1000명 이상의 환자 발생에 대비해 자가치료 지침 등 새로운 환자 관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