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 통한 다음세대 선교… 전문가 양성 첫 걸음

입력 2020-12-14 03:01
한기철 파란나라 대표(왼쪽 두 번째)와 선교사들이 지난달 5일 경북 상주의 한 선교센터에서 직접 놀이를 해보고 있다. 파란나라는 지난 4일까지 선교사를 대상으로 놀이선교사 기본교육과정 1기를 진행했다. 파란나라 제공

놀이를 통해 다음세대 선교의 길을 여는 ‘놀이선교사’가 처음 배출됐다.

나그네놀이문화선교회 파란나라(대표 한기철)는 지난 4일까지 선교사 10여명을 대상으로 놀이선교사 기본교육과정 1기를 진행했다. 파란나라는 국내외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놀이하는 삶’을 누리며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어린이 선교단체다.

한기철 대표는 아동 청소년 교육 및 놀이 전문가로, ‘슬기로운 집콕놀이 101’을 발간하고 취약 계층 아동과 미자립교회를 위해 놀이 키트를 지원하는 등 놀이를 통한 선교에 힘쓰고 있다. 2018년 1년간 몽골 선교 현장에서 아동 청소년 개발의 민간 전문가로 참여한 그는 놀이를 다음세대 선교에 활용할 방법을 꾸준히 고민해왔다. 이번에 마련한 놀이선교사 기본교육과정은 놀이 전문인 선교사를 육성하는 첫걸음이다.

한 대표는 13일 “다음세대에게 놀이는 삶 그 자체이기 때문에 타 문화권의 아이들과도 놀이를 통해서라면 쉽게 접촉점을 만들어낼 수 있다”며 “놀이의 교육 효과가 많은 연구를 통해 입증되면서 민간 영역에서는 놀이를 다양한 교육 영역에 접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음세대 선교를 고민하는 교회나 단체, 선교사에게도 놀이가 좋은 방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5주간 진행된 교육에서 선교사들은 직접 다양한 놀이를 해보면서 다음세대의 놀이문화를 이해하고 이를 선교에 접목할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을 가졌다. 특히 관계를 맺고 협력하는 놀이의 본질을 깨닫고 말씀이 기반이 된 놀이 방법을 배워 그 안에 하나님 나라와 바람직한 공동체의 모습을 녹여내는 법을 익혔다.

이들 선교사는 전문성을 키워 선교의 저변을 넓히며 성장하는 기회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김모 선교사는 “직접 놀이를 해봄으로써 저 역시 정서적 부분이 회복되고, 하나님 안에서 누릴 수 있는 순수한 기쁨을 경험했다”며 “놀이선교사로서 선교지에 나갔을 때 놀이를 통해 더 쉽게 다가가고 성경적 놀이를 함께하며 그들의 마음을 회복시키는 일을 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파란나라는 선교단체들과 협력해 영역별 심화 과정 등 전문인 선교 교육과정을 확대할 계획이다. 파란나라의 교육을 받은 선교사들이 현지에서도 전문인으로 인정받아 학교와 지역아동센터 등 다양한 곳에서 사역할 수 있도록 공인자격증 과정도 마련할 예정이다.

한 대표는 “선교에 전문성을 가진 선교단체와 어린이 교육에 전문성을 가진 파란나라가 협력한다면 전문인 선교사를 양성하는 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다음세대 사역에 관심을 가진 선교사들이 역량을 키워 세계 곳곳에서 사역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싶다”고 밝혔다.

양한주 기자 1wee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