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습이 간절한 계절이다. 찬바람에 마스크 착용의 일상화까지 더해지면서 피부는 매일 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지친 피부를 진정시키고, 충분한 수분을 공급해 주고, 영양감까지 더해줄 만한 화장품이 뭐가 있을까. ‘1일 1팩’이 효과적이지만 매일 마스크 팩을 붙이는 것도 간단한 일은 아니다. 그 대안으로 흔히 쓰이는 게 ‘슬리핑팩’이다. 바르고 자면 끝이라 사용하기에 간단한 ‘슬리핑팩’을 국민컨슈머리포트가 전문가들과 함께 평가해봤다.
슬리핑팩 인기 제품은…
국민컨슈머리포트는 매달 주요 유통 경로별 베스트셀러를 추천받아 이 중에서 평가 제품을 선정해 진행한다. 먼저 헬스 앤드 뷰티(H&B) 스토어 올리브영, 오픈마켓 11번가, 백화점으로부터 베스트셀러(표 참조)를 추천받는다. 각 유통 채널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과 최저가·최고가 제품을 평가 대상으로 삼는다.
이번 슬리핑팩 평가에는 올리브영 베스트셀러 1위 제품인 ‘닥터자르트 시카페어 슬리페어 앰플-인 마스크’(55㎖·2만3000원), 11번가에서 가장 많이 팔린 ‘라네즈 시카 슬리핑 마스크’(60㎖·1만5050원), 백화점에서 가장 인기가 좋은 ‘시슬리 벨벳 슬리핑 마스크’(60㎖·14만5000원)를 평가 대상으로 우선 선정했다.
여기에 최저가 제품인 ‘BRTC 비타민 화이트닝 슬리핑팩’(100㎖·1만5050원)을 더했고, 시슬리 제품이 가장 비싼 제품이라 온라인쇼핑몰과 올리브영에서 많이 판매된 ‘라운드랩 1025 독도 수면팩’(100㎖·2만1000원)을 추가했다. 제품 가격은 판매처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매번 제품을 직접 구매하고, 브랜드가 평가에 영향을 주지 못하도록 ①~⑤ 번호가 붙은 통에 옮겨 담아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한다. 슬리핑팩 평가에는 고진영 애브뉴준오 원장, 김정숙 장안대 뷰티케어과 교수, 김홍림 임이석테마피부과 원장, 최윤정 ‘생활 미용-그동안 화장품을 너무 많이 발랐어’(에프북) 저자(이상 가나다순)가 참여했다.
평가자들은 발림성, 흡수력, 보습력, 피부 톤 개선 효과, 탄력 강화 효과 등 5개 항목에 먼저 점수를 줬다. 항목별 평가 결과를 토대로 1차 종합평가 점수를 매기고, 각 제품의 전성분과 10㎖당 가격까지 반영해 최종 평가했다. 모든 평가는 최고 5점, 최저 1점의 상대평가로 진행된다.
착한 성분과 가격에 평가 갈렸다
1위는 ‘라운드랩 1025 독도 수면팩’(4.25점)이었다. 성분이 좋고 사용감이 뛰어난 데다 가성비도 좋아 매일 부담 없이 쓸만한 제품이라는 게 공통된 평가였다. 김홍림 원장은 “다른 제품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묽은 제형으로 수분감이 있고, 발랐을 때 청량감을 준다”고 평가했다. 김정숙 교수는 “빠르게 흡수돼 피부 건조함을 금방 해결해 주는 게 장점이다. 성분이 좋고 피부에 자극적이지 않아 부담 없이 바르기에 좋다”면서도 “영양감은 다소 아쉽다”고 했다. 이 제품은 발림성과 흡수력 항목에서는 최고점을 받았으나 보습력과 탄력 강화 효과에서는 낮은 점수를 받았다.
2위는 ‘라네즈 시카 슬리핑 마스크’(4.0점)였다. 이 제품은 “무난하다”는 게 전반적인 평가였다. 김정숙 교수는 “끈적이지 않고 건조하지도 않아서 무난하게 바르기에 좋다”며 “아침에 피부톤이 맑아진 느낌을 주고 세안 시 미끈거리지 않은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3위는 ‘닥터자르트 시카페어 슬리페어 앰플-인 마스크’(2.75점)가 올랐다. 전성분 평가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고진영 원장은 “젤 타입이라 바르기에 좋고 흡수된 직후에는 약간 당기는 것 같지만 아침 세안 후에는 피부 속 건조함이 채워져 촉촉한 느낌이 든다”며 “건성 피부보다 지성 피부에 더 잘 맞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최윤정씨는 “쿨링감이 있어서 여름철에 쓰기에 좋을 것 같다. 예민해진 피부에 듬뿍 올려놓고 있다가 닦아내는 용도로 추천하고 싶다”고 했다.
4위는 ‘BRTC 비타민 화이트닝 슬리핑팩’(2.5점)이었다. 이 제품은 보습력, 피부 톤 개선 효과, 탄력 강화 효과에서 최고점을 받으며 1차 종합평가에서는 1위에 올랐었다. 하지만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피이지, 비에이치티 등이 포함돼 전성분 평가에서 최저점을 받았다. 가성비도 뛰어났지만 성분의 벽을 넘지 못했다. 김정숙 교수는 “매끄럽게 발리고 흡수도 잘 되는 데다 아침에 피부 탄력이 느껴지고 영양감이 더해지는 제품”이라면서도 “전성분 종류가 너무 많고 유해 성분이 포함돼 있어서 좋은 점수를 주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김홍림 원장은 “슬리핑팩은 오랜 시간 피부에 바르고 유지하는 제품이니만큼 유해성분을 포함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5위는 ‘시슬리 벨벳 슬리핑 마스크’(1.5점)였다. 풍부한 영양감으로 1차 평가에서는 2위였으나 성분과 가성비에서 다른 제품에 밀렸다. 고진영 원장은 “묵직한데도 흡수력이 좋고 사용 후 끈적임이 적지만 가성비가 좋지 않다”고 했다. 최윤정씨는 “영양감이 뛰어나지만 향과 가격, 향료가 많이 포함된 점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