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러시아서 배달앱 활용… 한국 식품 판로 개척 잰걸음

입력 2020-12-11 04:03

몽골은 인접한 중국·러시아와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코로나19 발생자가 적은 국가다. 9일 기준 국내 누적 발생자 수가 893명에 불과하다. 그나마도 대부분이 해외 입국자다. ‘청정국에 가깝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그렇다고 국민들이 코로나19 불감증에 젖어 있는 것은 아니다. 올해 들어 ‘식품 한류’가 불기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공희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몽골사무소장은 “면역력에 좋은 한국 인삼 제품 등에 대한 현지 관심이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

현지의 관심은 한국산 식품 수출 증가와 연결됐다. 한국산 농수산식품의 대몽골 수출액은 1~10월 누적 기준 5300만 달러로 집계된다. 전년 동기(4800만 달러)보다 9.4% 증가했다. 지난달 수출액 잠정치까지 더하면 누적 수출액 증가율은 10%를 넘어선다고 한다.

‘면역력’에 대한 관심과 시의적절한 현지 마케팅 전략이 맞물린 결과물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농수산식품 수출을 지원하는 aT는 전통적인 오프라인 행사와 ‘언택트(비접촉)’ 마케팅을 병행했다. 수박이나 고구마 등 한국산 신선식품의 온라인 판로를 뚫었다. 현지에서는 최초의 시도였다.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먹방’과 같은 광고 전략도 펼쳤다.

특히 눈에 띄는 전략은 배달앱을 활용한 판로 개척 시도다. 몽골 전 지역을 아우르는 현지 배달앱 ‘아드숍(Ardshop)’과 협업을 시도했다. 주문 음식을 배달할 때 한국산 음료와 같은 제품을 무료로 함께 제공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현재는 신선식품만 별도로 배달하는 서비스까지 영역을 확장하려고 시도 중이다. 아드숍 외에 또 다른 배달앱 ‘톡톡(TokTok)’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공 소장은 “몽골은 아직 자전거로 배달을 할 정도로 배달앱이 초기 단계지만 향후 코로나19와 맞물려 규모가 훨씬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브라질 다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러시아의 경우도 비슷하다. 급격히 위축된 오프라인 시장보다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시장 확장을 꾀하고 있다.

일단 러시아의 아마존으로도 불리는 온라인 쇼핑몰 ‘오존(OZON)’에 한국 농식품 전용관을 개설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이와 함께 블라디보스토크 최대 배달앱인 ‘VL.RU EDA’와 연계해 한국의 식음료를 알리는 마케팅을 펼쳤다. 나찬호 aT 신북방사업부 과장은 “배달 음식 주문이 들어오면 한국 음료수를 무료 증정하는 방식의 행사를 펼쳤다”며 “그 결과 현지 식당에서 한국 음료를 공식 입점하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면역력’ ‘언택트’ 두 가지 키워드가 결합된 마케팅은 몽골·러시아 등 신북방 국가들의 식품 한류를 이끌며 전체 수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10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1~11월 누적 기준 농림축산식품 수출액은 68억4480만 달러에 달한다. 전년 동기 실적(64억670만 달러)과 비교해 6.8% 늘었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