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등 조선업계가 내년부터 시행되는 주 52시간제 근무 적용 유예를 호소하고 나섰다. 현대중공업 등 조선 5사 협력사 협의회는 10일 ‘주 52시간 시행에 대한 조선업계의 입장’ 건의서를 통해 주 52시간 적용 재고를 공식 요청했다.
협의회는 조선업 생산 현장의 80%를 사내 협력사가 차지하는 현실에서 주 52시간이 적용되면 납기일을 지키기 어려운데다 임금 감소에 따른 인력 유출로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고 고용시장은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업은 고객으로부터 수주한 제품을 정해진 공기에 반드시 납품해야 하는 수주 단납 산업으로, 납기일을 선정하는 데 있어 발주처의 요구를 100% 수용해야 하는 특성이 있다. 특히 조선업은 여러 가지 환경적 제약이 크고 선후 공정간 협업이 중요한 만큼 변수 요인 역시 많아 긴급 돌발 공사와 이에 따른 근로자들의 특·잔업이 자주 발생하는 산업이다.
협력사 근로자들도 주 52시간 적용을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월평균 350시간 정도 일하며 시간당 1만원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지만 주 52시간을 적용하면 근무시간이 월평균 209시간으로 줄어들어 월급이 100만 원가량 줄어든다.
현대중공업 협력사 협의회는 지난 8일 정천석 울산 동구청장을 만나 조선업종에 대해 주 52시간제를 유예하는 데 힘을 보태줄 것을 요청한 데 이어 송철호 울산시장과의 간담회도 추진 중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조선업종 주 52시간제도 적용 유예 및 고용위기 지역 연장 청원’을 게시했다. 협력사협의회는 이달 중 청와대 등 정부부처에 조선업종 ‘주 52시간 근로제’ 유예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
“주 52시간 적용하면 조선업계 다 죽는다”
입력 2020-12-11 0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