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쉼 없고 힘겨운 삶에 우울증 걸려… 복음으로 벗어나 자유·기쁨 누려

입력 2020-12-14 03:01

어린 나이에도 농사일과 집안일, 동생 돌보기에 3살 위인 오빠까지 챙기며 자랐다. 결혼 후에도 첫아이를 친정에 맡기고 직장에 갔다가 퇴근 후 아이를 봐주고 돌아왔고 주말엔 또 시댁에 가야 하는 쉼 없고 힘겨운 삶이었다. 그러다 890g, 900g인 쌍둥이를 낳았는데 한 아이는 심장에 이상이 생기고, 다른 아이는 뇌에 출혈이 생겼다. 다행히 수술 없이 인큐베이터에 있다가 퇴원했지만 산소통과 기계를 옆에 두고 불안하고 초조한 나날을 보냈다.

그런데 더 두려운 것은 매일 걸려오는 시어머니 전화였다. 사소한 일까지 참견하는데 나중에는 전화벨 소리만 울려도 겁이 났다. 그래도 열심히 살겠다는 각오로 직원과 아르바이트생을 두고 작은 슈퍼를 운영했다. 그런데 직원이 물건과 돈을 빼돌려 큰 배신감에 가게를 정리했다. 설상가상으로 시어머니와 한집에 살며 최악의 상황이 됐다.

상황은 점점 악화돼 결국 우울증 진단을 받았다. 그 불안감, 공포감에서 벗어나려고 새로운 도전으로 대학원에 진학했다. 입학하자마자 어느 선생님께 복음으로 변화된 분들의 놀라운 이야기를 듣고 아이 셋을 데리고 한마음교회에 갔다. 그런데 몇 말씀이 계속 머리에 맴돌았다.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한다는데 진리가 뭐지?’, ’빛이 어둠에 비취되 어둠이 깨닫지 못한다는데 어둠이 뭐지?’ ‘마음의 문을 열라는 말이 뭐지?’ 의문을 품은 채 집으로 돌아가는데 어려운 삶 속에서 내 기준과 욕심에 따라 살아왔던 지난 삶이 하나하나 비춰졌다. 그러나 무엇이 문제이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몰라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러다 작은교회 일꾼이 ‘이미 죽은 사람이 자매 앞에 섰다면 어떻게 반응할 것 같아요?’ 했다. 대뜸 ‘귀신’이라고 했더니 예수님의 제자들도 그렇게 반응했다고 했다. 3년 넘게 예수님 곁에서 직접 말씀을 듣고 엄청난 기적을 봤는데도 도망갔지만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나고 목숨을 버리면서도 부활을 전한 사실을 성경을 찾아 풀어주었다. 악독했던 사울이 돌변해 예수가 하나님의 아들이라고 외친 것은 정말 놀라웠다. ‘아! 정말 예수님이 부활하셨구나!’ 나를 위해 죽으시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사랑이 부어지자 내 마음은 한순간에 무너졌다.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돼 분내고 발악하며 무슨 짓이든 다 했던 모습이 보였다. ‘하나님 잘못했습니다. 제가 예수님을 믿지 않고 우울과 분노로 살며 가족을 판단하고 원망하며 살았습니다. 다시는 그런 삶을 살지 않겠습니다.’ 오랫동안 나를 기다려주신 주님의 사랑에 감격하며 예수 믿지 않은 죄를 회개하고 내 마음의 주인으로 영접했다.

나를 괴롭힌 우울증은 새벽이슬처럼 사라지고 일찍 혼자 돼 의지할 곳 없던 어머님의 마음이 보이고, 그 사이에 끼어 마음 졸였던 남편의 고통도 알게 됐다. 변화된 내 모습을 본 남편도 복음을 받고 든든한 동역자가 됐다. 어머님은 가정을 예배처로 오픈하고 가족이 교회에 갈 때엔 용돈도 주신다.

나는 지금 미술치료사로 늘 아이들과 함께한다. 아이들을 진정으로 사랑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기에 언젠가 예수님을 만날 것이란 확신으로 끝없이 복음을 전한다. 짜증과 분노, 우울증까지 왔었지만 부활하신 예수님과 동행하니 참 자유와 기쁨의 삶뿐이다. 남은 인생, 공동체와 함께 부활하신 예수님을 전하는 사명자의 길을 걸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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