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의 주를 만난 사람들] 가난 때문에 주눅 들어 살다 믿음 굳건해지며 열등감 탈출

입력 2020-12-14 03:02

잘나가던 아버지 사업이 갑자기 주저앉으며 가구들에 빨간 딱지가 붙었지만 누구보다도 밝고 명랑한 아이로 자랐다. 그러던 어느 날 선생님 심부름 중에 우연히 ‘학비지원대상자’에 내 이름을 발견하고 큰 충격을 받았다. 돈 때문에 곤란한 상황이 반복되면서 친구들과도 잘 어울리지 못하고 밝은 성격도 사라지며 점점 자신감을 잃어갔다.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해 나름 좋은 대학에 입학하고 적극적으로 활동했지만 여전히 내 자신이 작게만 느껴졌다. 그러다 사랑을 받으면 해결된다는 소리에 남자 친구를 만났지만 사소한 일에 자존심이 상해 헤어지자는 선언을 했다.

이런 나 자신이 싫어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했지만 내 의지로는 도저히 해결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어머니를 통해 심각한 삶의 문제를 안고 살다가 복음으로 놀랍게 변화된 분들의 간증을 보게 됐다. ‘아, 저것이면 나도 변할 수 있겠다’는 마음에 부모님을 따라 한마음교회에 갔다. 목사님도, 성도들도 하나같이 표정이 밝고 자신감과 기쁨이 넘쳤다. 그날 교회 언니들과 택시를 탔는데, 언니들은 타자마자 기사님께 복음을 전했다. 상대의 반응과 상관없이 그것이 일상이 된 언니들의 기쁨과 확신에 찬 표정과 감격하는 모습은 너무 충격적이었다.

심각하게 고민하는 내게 언니들은 ‘예수님의 부활이 실제가 돼야 한다’고 했다. ‘나도 잘 알고 있는데? 부활이 실제가 돼야 한다?’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언니들은 운동장에서 축구공을 뻥뻥 차는데, 나는 축구공 그림 앞에 멀뚱히 서 있는 것 같았다. 문제 해결을 위해 복음서에 집중하는데 십자가에서 ‘다 이루었다’는 예수님 말씀에 내 눈이 딱 멈췄다. 순간 성경대로 죽으시고 성경대로 부활하셨다는 말씀이 떠오르며 ‘예수님이 정말 성경대로 죽으셨잖아. 그리고 정말 성경대로 다시 부활하셨잖아’ 하는 탄성이 터졌다. 부활하신 후에야 예수님을 믿었던 제자들처럼 내게도 구약의 예언과 예수님이 하셨던 말씀들이 선명해졌다. 언니들과 한마음교회 성도들은 지식이었던 나와 달리 부활이라는 역사적인 사건 위에 세워진 믿음이었다.

부활이 확증된 순간 내 모습이 딱 보였다. 예수님과 상관없는 자, 아니 십자가에 못 박은 자가 바로 나였다. 나는 그 엄청난 죄를 온몸으로 고백했다. ‘예수님, 예수님을 믿지 않고 제가 주인 되어 살았어요. 그 죄를 용서해 주세요.’ 예수님이 나의 주인이 되니 내 삶은 한 순간에 변했다. 사람들은 내가 눈치를 봐야 하는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이 찾는 귀한 영혼이었다.

지금 나는 ‘청소년을 지켜주는 기쁜 소식’이라는 기독교 동아리 ‘청지기’에서 영혼들을 만나 복음을 전하고 캠퍼스에서 피켓전도와 매주 노방전도를 하고 있다. 전도지를 받자마자 던지는 사람도 있고 ‘이 사람 뭐야?’ 하는 눈으로 쳐다보기도 하지만 그래도 하나님께선 날마다 뜨거운 사랑의 마음을 부어주신다. 진심으로 신앙을 고민하는 친구, 귀가 열리지 않아 강하게 버티는 친구도 있지만 그들을 간절히 기다리는 주님의 마음이 부어지니 하루도 멈출 수 없다.

넉넉하지는 않지만 하나님의 은혜로 가정도 회복됐다. 오직 주인 되신 주님만을 신뢰하며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삶은 매일 기쁨과 행복이 넘친다. 환경 때문에 눈치만 보던 내게 새 생명을 주시고, 어두운 세상에서 복음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담대히 복음을 선포하게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예수님은 나의 주인이시다.

은주은 성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