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스마트 조명이 주목받고 있다. ‘홈스쿨링’이 강조되는 요즘, 유튜브에 길들여진 자녀를 걱정하는 부모들에게도 희소식이다.
네이버 인공지능(AI) 비서가 탑재된 ‘클로바 램프(CLOVA Lamp)’는 부모와 자녀 모두에게 훌륭한 크리스마스 선물이 될 듯하다. 제품을 써보니 인테리어용 조명, 블루투스 스피커로 가치도 충분하다.
글자 인식을 위한 카메라는 램프 중앙에 있다. 책을 조명 앞에 올려둔 뒤 “헤이 클로바, 책 읽어 줘”라고 말하면 스피커가 낭독을 시작한다.
제품에는 텍스트를 읽기 위한 다양한 AI 기술이 적용됐다. 광학 문자 판독 기술 ‘클로바 OCR’이 적용돼 책의 글자를 인식하고, 이를 음성 합성 기술을 통해 자연스러운 목소리로 읽어준다. 네이버 클로바 애플리케이션(앱)에 아이를 등록해 독서량을 확인할 수 있고, 아이가 그린 그림을 스캔해 클라우드에 보관할 수도 있다. 네이버는 “미취학 아동과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이 혼자서도 즐겁게 종이책을 읽을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두고 개발했다”고 전했다.
영어로 된 책도 읽을 수 있어 어린이 영어 학습에도 도움을 준다. 문장을 따라 읽으며 말하기 학습을 돕는 ‘에코리딩’, 아이가 읽은 음성을 녹음해 앱에서 다시 듣는 ‘셀프리딩’ 기능을 활용하면 좋다. 문장 내 영어, 일본어, 중국어 표현을 물어보면 원어 발음을 들려준다.
다만 어린이를 위한 제품인 만큼 소설·에세이 등 긴 호흡의 책은 낭독이 매끄럽지 않았다. AI가 단어를 빠뜨리거나 잘못 인식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문장이 긴 영어도서를 읽는 것도 매끄럽지 않아 직장인들의 어학공부용으로 쓰기 위해서는 다소 시간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카메라 시야가 넓지 않아 A3 정도의 큰 책을 인식하지 못한다는 점도 아쉽다.
조명으로 사용하기엔 나이에 상관없이 좋다. 둥근 형태의 심플한 디자인으로 어디에나 어울려 집 꾸미기에 관심이 많은 이들에게 실내 장식 소품으로도 활용 가치가 있다. 4가지 색온도 모드를 조정할 수 있고, 각 모드별로 최대 5단계의 밝기 조절도 가능하다. 잠들기 전 은은한 조명 아래서 스마트폰 화면 대신 책자를 넘기니 오랜만에 충족감이 느껴졌다.
램프는 블루투스를 연결해 음악을 듣거나, 음성인식으로 검색을 하는 AI 스피커 기능에도 충실하다. 직접 느껴본 스피커의 음질은 실내 음악감상용으로 충분했다.
제품엔 이미지 분석 기술이 적용돼 제휴 도서 여부를 인식, 관련된 음원을 찾아 재생해준다. 네이버는 대교, 키즈스콜레, 제이와이북스(노부영), 키즈엠 등 주요 출판사 도서 2000여권의 음원을 제공 중이다.
제품은 배터리가 탑재된 충전식이 아니라서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사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반적인 스탠드처럼 각도와 높이를 조절할 수도 없다. 23만9000원이라는 가격도 구매를 한 번쯤 고민하게 하는 요인이다.
글·사진=김성훈 기자 hunh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