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제게 재미있는 친구들을 주시매 너무 감사해요. 코로나19임에도 건강하게 친구들과 생활할 수 있게 지켜주시매 감사해요. 이웃들에게 학교를 통해 후원할 수 있게 하시매 감사해요.”
“코로나 때문에 힘들지만 안전하게 보호해 주셔서 감사해요. 학교에서 재미있게 생활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마스크를 쓸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해요.”
기독대안학교인 광성드림학교 초등학생들의 감사 제목들이다. 동생 돌보기를 포함해 분리수거 청소 설거지 빨래개기 부모님안마 등을 하며 받은 용돈을 모아 이 학교 초등과정 학생 238명이 연탄 2750장을 후원했다. 국민일보를 통해 연탄 이웃들이 코로나19로 더욱 어려워졌다는 소식을 접한 게 계기였다.
광성드림학교 행정실장인 김옥현 거룩한빛광성교회 장로는 10일 “추수감사절 일환으로 학생들과 매년 감사 제목을 나누고 사회복지기관에 과일 등을 전달해 왔는데 올해는 어려운 연탄 이웃에게 직접 연탄을 후원하는 길을 택했다”고 말했다. 학생들이 감사 헌금을 모으며 적은 감사 제목 글은 학교 3층 로비 벽면을 채우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밥상공동체·연탄은행 대표 허기복 목사는 “어려울 때, 더 어려운 이웃과 가정을 위해 아낌없는 사랑과 후원을 보내 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또 힘이 납니다”란 편지와 함께 후원증서를 전달했다.
기독대안학교로서는 드물게 교육부 인가를 받은 광성드림학교엔 중·고교 과정도 있다. 김 행정실장은 “중·고교 재학생들도 남북함께살기운동을 통해 북녘에 어린이 내복 280벌을 후원했다”면서 “코로나19가 속히 진정돼 내년에는 초·중·고 학생들 모두 연탄 나눔 현장 봉사를 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다.
에너지기업 삼천리의 2020년도 신입사원 윤재선 김현중씨와 회사 선배 류충석씨 등 3명은 개인 자격으로 연탄 3002장을 후원했다. 삼천리는 연탄으로 시작해 지금은 경기도와 인천 일대에 도시가스를 공급하는 회사다. 삼천리라서 3002장을 세 명이 감당하기로 뜻을 모았다.
지난 9월 입사한 윤씨는 “저 역시 기초수급대상 가정에서 어려움을 경험해 봤기 때문에 추운 겨울 조금이라도 이웃과 온기를 나누고 싶어 기부 방법을 모색했다”고 말했다. 이어 “삼천리가 지금은 연탄을 생산하지 않지만, 도시가스가 공급되지 못하는 지역에까지 삼천리 연탄의 그 옛날의 따뜻함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