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택근, KBO에 키움구단 징계 요청

입력 2020-12-10 04:08

키움 히어로즈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이택근(사진·40)이 지난 11월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키움에 대한 징계를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선수가 구단을 징계 요청한 것은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사안인데다 키움이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등 파장이 커지고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9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 11월 말에 이택근으로부터 징계요구서를 제출받았다. 절차대로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이택근은 ‘키움이 품위를 손상했다’는 내용으로 징계를 요청했다. 허민 키움 의장이 지난해 6월 고양 야구국가대표훈련장에서 2군 선수와의 캐치볼을 했던 것이 한 팬의 영상으로 외부에 알려지면서 파문이 인 뒤 키움이 설치해둔 CCTV를 통해 제보자를 찾아내려고 했다는 것이다.

키움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당시 구단이 CCTV를 확인한 이유는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에서 제보 영상이 촬영된 것으로 보여 보안 점검 차원에서 이루어진 일”이라며 “CCTV 확인 결과, 보안상 추가조치가 필요 없다고 판단해서 영상을 촬영한 분에게 어떠한 행위도 취하지 않았다. 구단이 팬을 사찰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지난달 11일 선수단 개편에 따라 방출 통보를 받은 이택근은 한때 키움을 대표하던 선수였다. LG 트윈스에서 활약하던 이택근은 지난 2011년 11월 자유계약선수(FA) 4년, 총액 50억원을 받는 특급 계약으로 키움에 입단했다. 이후 히어로즈 주장을 맡는 등 선수단을 이끌며 팀에 공헌했다. 다만 이번 시즌에는 20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3(57타수 11안타)의 저조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택근과 구단과의 갈등은 이번 시즌 내내 이어졌다고 알려졌다. 키움은 “(이택근에게) 명예롭게 은퇴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려고도 했다”며 “그러나 이택근은 김 단장에게 시즌 후 코치직, KBO 규약상 감액된 출장 정지 기간의 급여 지급, 유학비 지원 등을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강력한 법적 대응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