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업 30분 복원’이 뭐길래… 기아차 노조 3주 연속 부분파업

입력 2020-12-10 04:01
연합뉴스

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이 올해 15차 임금단체협상에서 결렬을 선언하고 또다시 부분파업에 돌입했다. 기아차 노사는 노조 측의 핵심 요구사항인 ‘잔업 30분 복원’ 문제를 두고 아슬아슬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잔업 30분 복원은 실질적인 임금 상승 문제가 걸려 있어 노사 모두 쉽게 양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9일 전국금속노조 기아차지부에 따르면 노조는 이날부터 오는 11일까지 전·후반조 각각 4시간씩 하루 8시간 파업을 실시한다. 기아차 노사는 지난 7, 8일 15차 본교섭을 통해 임금과 성과급, 기존 공장 내 전기·수소차 모듈 부품공장 설치 등에 합의했으나 잔업 30분 복원를 두고 의견 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태 기아차 노조 지부장은 “긴 시간 고민했고 원만한 타결을 원했으나 2019년 성과가 충분히 반영돼야 함에도 사측의 제시안은 부족하다”며 “언제든지 제시안이 마련되면 교섭을 요청하기 바란다. 교섭 결렬을 선언한다”고 밝혔다.

기아차 노조는 2017년 9월부터 전면 중단된 30분 잔업을 요구하고 있다. 당시 법원이 통상임금 소송에서 기아차의 정기상여금과 중식비 등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면서 사측은 비용 절감을 위해 잔업을 없앴다. 이후 기아차 생산현장에서는 근무시간(8시간) 외 30분 잔업이 사라지고 필요에 따라 특근만 진행돼 왔다.

하지만 현대자동차 노사가 2018년 잔업 25분을 없애고, 이에 상응하는 임금 보전안에 합의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기아차 노조는 잔업이 사라진 뒤 실질적인 급여가 줄면서 현대차와의 형평성 등을 문제삼아 잔업 복원을 요구하기 시작했다.

현대차 노사의 경우 잔업 임금을 보전하는 대신 시간당 생산속도 0.5대를 향상하기로 했었다. 기아차의 경우에도 생산성 향상, 복지 축소 등의 조건 없이 잔업만 복원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기아차 노조는 오는 11일 차기 쟁의대책위원회(쟁대위)를 열어 추가 파업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5~27일, 지난 1~2일과 5일 등 총 6일간 부분파업을 진행했다. 현재 생산 차질 물량은 2만5000대로 추산되며, 이번 부분파업 이후에는 3만5000대 선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올해 임단협 잠정합의안이 부결된 한국GM 노사는 전날에 이어 오는 10일 재교섭에 나선다. 금속노조 한국GM지부는 파업과 잔업·특근 거부 등 쟁의행위를 유보하고, 재교섭 이후 쟁대위를 열어 추가 파업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은 지난 7일 전 직원에게 이메일 담화문을 보내 “지속적인 생산 손실과 불확실성으로 수출시장에서 고객의 신뢰와 믿음을 잃고 있는 점이 우려된다”며 “전 세계에 있는 고객과 이해관계자의 신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함께 사업 정상화에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