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주권 주님께 드리니 세상 일도 풀려

입력 2020-12-11 03:08
이윤희 집사가 지난달 찬양단 드럼 봉사 후 예배당에서 사진을 촬영했다.

저는 초등학교 1학년부터 부모님을 따라 서울의 한 감리교회에 다녔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친구의 거짓말로 왕따를 당하면서 오랜 시간 말없이 혼자 지냈습니다. 상처 많은 저를 위해 어머니가 눈물로 기도해주셨고 이듬해 중고등부 수련회에서 예수님을 만나 성령 받고 방언도 하게 됐습니다.

2000년부터 파주 순복음삼마교회에 출석했습니다. 그런데 인격의 변화가 없었던 저는 교회에서는 신실한 청년으로, 집에서는 안하무인으로, 밖에서는 세상적인 사람으로 지냈습니다. 어느덧 신앙생활은 종교생활이 됐고 삶과 신앙의 괴리감에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2008년 아버지의 사업이 기울면서 빚쟁이들이 집에 찾아오기 시작했습니다. 아파트가 경매로 넘어갔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로 간신히 거처를 마련할 수 있었지만, 1년간 월급의 70%를 빚 갚는 데 써야 했습니다.

저는 환경과 부모님을 원망했습니다. 2016년 순복음삼마교회에서 모세오경 훈련을 받았습니다. 창세기를 통해 제 인생이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음을 알게 됐습니다. 위선자로 살았던 이유는 예배가 무너졌기 때문이라는 것도 알게 됐습니다. 출애굽기를 통해서는 세상을 끊는 훈련을 받았습니다.

저는 글 쓰는 일을 해왔습니다. 지인의 소개로 방송국 작가로 일할 기회가 주어졌습니다. 그런데 첫 회의가 주일 오후 3시에 잡혔습니다. 그 시간엔 출애굽기 훈련을 받아야 했습니다. 국장님은 예배만 드리고 참석하면 된다고 하셨지만, 안식일을 거룩하게 지키라는 말씀이 생각나 방송국 작가를 포기했습니다.

드라마 작가로 진로를 바꿨습니다. 얼마 후 영등포에 있는 작가 교육원에 합격했습니다. 그런데 또 금요철야 예배와 수업 시간이 겹쳤습니다. 드라마 작가도 포기했습니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것이 내 꿈을 이루는 것보다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예배를 회복하면서 제가 예수님을 죽였고 하나님 자리에 있었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통곡하며 회개했습니다. 일천번제를 통해 하나님을 뜨겁게 사랑하게 됐습니다. 인생의 주권을 하나님께 드리자 하나님은 영화에 대한 비전을 주셨습니다. 예배가 없는 평일에 시나리오 작법 수업을 받도록 해주셨습니다.

수업 후에는 항상 술자리가 있었습니다. 작가 선생님은 사람들 앞에서 제게 술도 안 먹고 무슨 작가를 하겠느냐고 면박하셨지만, 하나님께서는 이듬해 공모전에 당선되게 해주셨습니다.

바로 작가로 활동할 줄 알았으나 하나님은 다시 물질의 훈련을 혹독하게 시키셨습니다. 차비가 없어 3시간을 걸어 교회에 가기도 했습니다. 채무에도 시달렸지만, 결정적일 때에 막을 수 있게 해주셨습니다. 이는 세상을 두려워하지 않게 하는 훈련이었습니다. 편할 때만 하나님을 섬기는 게 아니라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도 하나님을 섬기는 기쁨을 알게 해주셨습니다.

얼마 뒤 채무에서 벗어났고 2017년 결혼도 했습니다. 레위기를 통해서는 원수를 사랑하는 훈련을 받았습니다. 아픈 말로 찌르던 시댁 식구를 용서하고 영혼 구원을 위해 중보하게 됐습니다.

민수기를 통해서는 바이블 리더로서 위치를 지키는 훈련을 받았습니다. 내 생각을 버리고 무조건 리더에게 순종하는 훈련이었습니다. 신명기에서는 순종과 원수 사랑 훈련을 반복적으로 받았습니다. 작가로서 빨리 열매를 거두고 싶었지만, 참고 인내하는 기다림의 훈련도 시키셨습니다.

얼마 전 하나님께서는 이일성 목사님을 통해 신실한 영화감독을 만나게 해주셨습니다. 지금은 남편과 함께 영화사에 다니며 차별금지법을 막는 ‘이프 패밀리’를 만들고 있습니다. 모세오경으로 훈련받지 못했다면 저는 지금도 하나님의 자리에서 종교인으로 살았을지도 모릅니다.

“주의 법이 나의 즐거움이 되지 아니하였더면 내가 내 고난 중에 멸망하였으리이다.”(시 119:92) 이처럼 말씀이 없었다면 고난 중에 멸망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저를 긍휼히 여기시고 변화와 열매를 맺게 하신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영광을 드립니다. 여호수아처럼 세상을 그리스도 앞에 무릎 꿇게 하고 주님의 다시 오심을 준비하는 하나님의 작가로 삶을 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