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코로나 확진자 수 역대 두 번째, 병상 확보 서둘러야

입력 2020-12-10 04:05
9일 0시 기준 코로나19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686명을 기록했다. 대구·경북 중심의 1차 대유행 정점(2월 29일·909명) 이후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한층 강화됐지만 바이러스 활동력이 왕성해지는 겨울철과 맞물려 코로나는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신규 확진자뿐 아니라 중증 환자(149명)도 열흘 사이 두 배 가까이 늘었다. 문제는 병상 확보다. 전체 확진자의 80%가 수도권에서 발생하다 보니 특히 이 지역의 병상이 부족하다. 일례로 서울 신규 확진자의 65%가 병원이나 격리시설에 못 가고 집에서 대기하고 있다. 당장 인공호흡기가 필요한 환자도 중증 병상으로 옮기지 못하는 상황마저 나오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긴급 점검회의를 갖고 수도권 상황과 병상 확보 계획을 보고받았다. 정부는 연말까지 중환자 병상 154개를 확충하고, 암환자 등 코로나 고위험군을 위한 ‘준중환자 병상’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계획은 일일 확진자가 500명 수준으로 계속 유지되는 것을 가정한 것이라 숫자가 급증할 경우 감당이 불가능하다. 서울의료원 유휴부지에는 컨테이너형 이동 병상까지 등장했다. 이곳은 환자들끼리 화장실을 같이 이용해야 하는 구조라 교차 감염이 일어날 수 있다. 인근 어린이집과 병원 직원들의 동선이 분리되지 않아 자칫 지역감염의 통로가 될 수도 있다. 졸속행정이다. 한편으론 이렇게라도 해야 할만큼 상황이 긴박함을 보여준다.

병상 부족은 정부가 3차 유행 초기에 안일하게 대응한 결과다. 이미 의료계에서 병상 확보를 서둘러야 한다고 수차례 경고했으나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소극적 태도를 보여 왔다. 이미 병상 부족은 현실화됐다. 이로 인해 다른 중환자마저 제때 치료를 못 받게 되는 의료시스템 붕괴로 이어질까 우려된다.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정부와 국민 모두 다시 한번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