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감으로 인기 치솟은 겨울 방어… 넌 대방어냐 부시리냐

입력 2020-12-12 04:04
겨울철 ‘국민 생선’으로 불리는 방어. 각종 ‘먹방’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많고 제철에는 값이 비싸다. 방어 인기에 생김새가 비슷한 부시리와 잿방어도 덩달아 관심의 대상이 되곤 한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난해 12월 한 인기 유튜버가 방어회를 안주 삼아 ‘술먹방’을 진행했다. 유튜버는 방어 가운데서도 특별히 맛이 좋은 ‘대방어’를 안주로 준비했다고 했지만 일부 시청자들이 방어가 아닌 ‘부시리’ 같다고 지적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결국 유튜버는 생방송을 진행하면서 직접 배달업체에 전화를 걸어 방어가 맞는지 확인하기에 이르렀다. 업체 측은 “대방어가 아닌 방어로 배달이 잘못됐다”고 밝히면서 해프닝은 마무리됐다.

먹방에도 오를 정도로 겨울철 방어회의 인기는 꾸준히 이어진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해 11~12월 두 달간 방어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0%가량 뛰며 연어회 판매량을 제쳤다. 2016년까지만 해도 방어회는 11~12월 생선회 매출 순위 10위권 밖에 있었지만 4년 새 인기 횟감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그래서 수산시장이나 횟집으로서는 올해 코로나19가 원망스러울 수밖에 없다.

겨울철 ‘국민 생선’된 방어

방어는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가 제철이다. 봄과 여름에는 어린 방어가 먹이를 먹기 위해 북쪽으로 이동하고 11월에서 2월까지는 산란을 위해 남쪽으로 내려온다. 이때 방어가 낮은 수온을 견디고 산란을 준비하면서 지방을 축적하는데, 지방이 적당이 오르면서 최고의 맛을 낸다고 한다. 다만 여름 방어는 개도 안 먹는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방어는 계절을 많이 타는 생선 종류다.


해양수산부는 방어 어획량을 따로 집계하지 않고 비슷한 생김새를 가진 ‘방어류’로 통합해서 집계한다. 방어는 해양 환경에 따라 어획량의 연변동이 심한 종으로 알려져 있다. 1990년대부터 2008년까지 1만t 이하의 어획량을 보였지만 2010년 약 2만t이 어획됐고, 지난해까지 적게는 900t에서 많게는 1만6000t까지 어획됐다. 방어는 우리나라 연근해에서 연중 어획되지만 늦은 가을부터 겨울까지 어획량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한다고 한다.

방어는 다른 생선에 비해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질이 풍부하다. 또 비타민D와 나이아신이 특히 많다고 한다. 무기질 가운데 칼슘, 인, 철, 나트륨, 칼륨 등이 함유돼 있으며 DHA와 EPA, 타우린 등의 기능성 물질이 많아 고혈압, 동맥경화, 심근경색, 혈전, 뇌졸중 등의 순환기계 질환 예방에 좋다. 또 학습능력을 높이고 치매 예방에도 효과가 있다.

몇 ㎏이 대방어? 부시리와 혼동 주의

방어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방어를 찾는 소비자들의 기준도 덩달아 높아졌다. 방어는 크기에 따라 보통 소방어(1㎏ 내외) 중방어(2∼4㎏) 대방어(5∼8㎏) 특대방어(10㎏ 이상)로 분류된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대방어 기준이 최소 8㎏으로 더 높아졌다. 사람들이 점점 대방어만 찾다 보니 횟집에서 특대방어만 주문한 탓이다.

일정 크기를 넘어서면 맛이 떨어지는 다른 어종과 다르게 방어는 클수록 맛이 좋다. 작은 방어는 큰 방어에 비해 지방이 적어 맛 자체도 크게 떨어진다고 한다. 또 작은 방어는 부위별로 맛을 즐기기 어렵지만 대방어는 뱃살·속살·담기골살·꼬리살 등 부위별로 다양한 맛을 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방어는 크기에 따른 가격 차이가 천차만별이다. 그런데 비쌀 이유가 없는 새끼 방어나 소방어를 괜히 대방어인 것처럼 속여 파는 곳이 적지 않아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방어철이 되면 방어와 생김새가 비슷한 부시리와 잿방어도 덩달아 관심의 대상이 된다. 겨울이 되면 방어 품귀 현상이 생기고 값이 뛰면서 일부 상인들이 부시리를 방어로 속여 파는 경우도 왕왕 있기 때문이다. 일반 음식점에서 부시리를 방어로 속여 판매할 경우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57조(손님에게 조리해 제공하는 식품의 주재료가 표시된 내용과 달라선 아니된다)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 된다. 해당 규정을 위반할 경우 영업정지 7일 행정처분을 받게 되며 2차 위반 시 영업정지 15일, 3차 위반 시 영업정지 1개월이다.

소비자가 방어와 부시리를 육안으로 구분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가장 대표적인 구별법은 생선의 입꼬리 부분을 보는 것이다. 위턱의 끝이 날카롭게 각져 있다면 방어, 둥글다면 부시리다. 만약 이것으로 구별이 어렵다면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의 길이를 비교하면 된다. 방어는 가슴지느러미와 배지느러미 끝단이 일직선상에 놓이는 반면 부시리는 가슴지느러미보다 배지느러미 끝단이 뒤쪽에 있다. 회를 뜬 뒤에도 구분하는 방법이 있는데 부시리는 흰살 회가 더 많지만, 방어는 붉은살 회가 많이 나온다.

하지만 부시리도 좋은 품질의 생선 종류다. 부시리는 제철인 여름을 포함해 사시사철 꾸준히 맛이 좋은 생선으로 분류된다. 오히려 봄부터 여름까지는 방어보다 부시리가 훨씬 맛이 좋다고 한다. 가격도 봄에서 가을까지는 부시리가 더 비싸다.

세종=신재희 기자 j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