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스기야의 성전 기도… 앗수르 제국 이기는 기적을 낳다

입력 2020-12-11 19:01
조병호 서울 하이기쁨교회 목사(왼쪽)가 2013년 8월 경남 의령 무교회 지역 섬김에 기여한 공로로 의령군수로부터 명예군민증을 받고 있다.

솔로몬의 아들 르호보암이 왕이 된 후 이스라엘은 나라가 둘로 나뉘어 ‘한 민족 두 국가’가 됩니다. 그렇게 이스라엘은 분단국가로 200년을 가게 됩니다. 그러다가 이스라엘 열두 지파 가운데 열 지파가 속해 있던 북이스라엘은 앗수르 제국에 멸망하고, 앗수르 제국의 정책으로 인해 북이스라엘 백성들은 결국 혼혈족 ‘사마리아인’이 되고 맙니다.

그 후 이스라엘은 남유다 두 지파만 남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남유다의 상황 또한 바람 앞에 촛불과 같았습니다. 왜냐하면, 북이스라엘이 앗수르 제국의 손에 넘어가기 전까지 외형적으로 보면 앗수르와 남유다는 외교 동맹을 바탕으로 동반자와 같은 사이였지만, 북이스라엘을 집어삼킨 앗수르 제국은 이제 더 이상 남유다에 그들의 속내를 숨길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앗수르는 제국의 본질에 충실하게 낯빛을 바꾸며 호시탐탐 남유다를 공격할 기회만 찾고 있었습니다.

결국, 히스기야가 남유다의 왕이 되어 나라를 다스리기 시작한 지 14년째 되던 해에 앗수르 제국의 산헤립왕이 남유다를 공격해옵니다. 성경에 산헤립이라고 표기된 앗수르 제국의 왕은 세계 역사에서는 ‘센나케리브’라고 기록되는 유명한 왕입니다.

산헤립은 남유다를 침략하기 전 그동안 조공을 받으며 통치해오고 있었던 바벨론에 들어가 공식적으로 자신이 바벨론까지 다스리는 바벨론의 왕이라고 천명하고, 바벨론의 마르둑 신전을 폐쇄해 바벨론을 완전히 장악했습니다. 그 후 산헤립은 말발굽을 돌려 남유다로 쳐들어와 남유다의 46개 성읍을 모두 빼앗고 마지막 남은 예루살렘성을 포위합니다.

북이스라엘의 사마리아성을 점령하는 데 3년이 걸렸던 앗수르 제국은 남유다의 예루살렘성 공성전에 걸리는 시간을 단축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산헤립이 선택한 전략과 전술은 남유다 언어에 능한 앗수르의 장군 랍사게를 내세워 남유다 언어로 심리전을 펼치는 것이었습니다. 랍사게는 예루살렘성 안에 있는 남유다 백성들이 모두 알아들을 수 있도록 ‘유다 말’로 다음과 같이 크게 소리 지릅니다.

“랍사게가 드디어 일어서서 유다 말로 크게 소리 질러 불러 이르되, 너희는 대왕 앗수르 왕의 말씀을 들으라. 왕의 말씀이 너희는 히스기야에게 속지 말라 그가 너희를 내 손에서 건져내지 못하리라. 또한 히스기야가 너희에게 여호와를 의뢰하라 함을 듣지 말라 그가 이르기를 여호와께서 반드시 우리를 건지실지라 이 성읍이 앗수르 왕의 손에 함락되지 아니하게 하시리라 할지라도 너희는 히스기야의 말을 듣지 말라 앗수르 왕의 말씀이 너희는 내게 항복하고 내게로 나아오라.”(왕하 18:28~31)

랍사게가 유다 말로 예루살렘성을 지키는 군사들과 백성들에게 하나님과 남유다의 왕 히스기야를 모독합니다. 이때 남유다의 고위 관리들은 랍사게에게 제발 유다 말로 하지 말고 당시 고대 근동의 공용어인, 오늘날로 치면 영어와 같은 아람어로 이야기하자고 당부합니다.(사 36:11) 그러자 앗수르는 그들의 심리전이 효력이 있다고 판단해 더욱 하나님과 히스기야를 모독하며 항복을 요구합니다.

이제 히스기야는 결단해야 했습니다. 대개 이런 상황이라면 성문을 열고 성 밖으로 나가 무릎을 꿇고 항복하며 목숨을 구해야 합니다. 그러나 히스기야는 그 반대의 길을 선택합니다. 히스기야가 왕의 옷을 찢고 굵은 베를 두르고 예루살렘 성전으로 들어가며 이사야 선지자에게 기도를 부탁한 것입니다. 그러자 이사야 선지자가 히스기야에게 전합니다.

“여호와께서 이같이 말씀하시되 너희가 들은 바 앗수르 왕의 종들이 나를 능욕한 말로 말미암아 두려워하지 말라. 보라 내가 영을 그의 속에 두리니 그가 소문을 듣고 그의 고국으로 돌아갈 것이며 또 내가 그를 그의 고국에서 칼에 죽게 하리라 하셨느니라 하니라.”(사 37:6~7)

그날 밤 남유다에 있던 랍사게와 앗수르 제국 정예부대 군인들은 여호와의 사자가 쳐서 죽습니다. 히스기야의 기도를 들으신 하나님께서 기적을 일으키신 것입니다. 역사의 아버지라 불리는 헤로도토스는 그의 책 ‘역사’에서 남유다를 치러 갔던 앗수르 제국의 군인 18만5000명이 쥐가 옮긴 전염병 페스트로 한꺼번에 죽었다고 기록했습니다. 그 무렵 산헤립은 앗수르로부터 들려오는 소문을 듣고 먼저 앗수르로 급하게 돌아갑니다. 그리고 앗수르에서 자기 아들들의 칼에 죽습니다.

히스기야가 절체절명의 시간에 찾아갔던 ‘살아계신 하나님께 제사(예배) 드리는 곳이자 만민이 기도하는 집인 성전’은 이렇게 하나님의 기적이 일어나는 곳입니다. 하나님께서는 오늘도 참되게 예배하는 자에게 동일하게 하나님의 기적을 베풀어주십니다.

조병호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