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도입되는 코로나19 백신이 정해졌으나 전문가들은 여전히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놓지 않고 있다. 자칫 접종 과정에 문제가 발생하면 백신에 대한 극도의 불신과 기피 현상으로 이어져 ‘집단면역’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8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백신은 국민의 신뢰가 가장 중요하다”며 “아무리 효과가 90%에 달하는 백신이어도 불안감 때문에 목표했던 접종률을 달성하지 못하면 실질적으로는 효과가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
우선 전문가들은 정부가 선구매하는 백신에선 큰 부작용 문제는 없다고 판단했다. 남재환 가톨릭대 의생명과학과 교수는 ‘코로나19 백신 도입 계획’ 정부 브리핑에 참석해 “아스트라제네카의 백신이 다른 백신에 비해 특별히 부작용이 많다고 보기 어렵다”고 말했다. 정 교수도 “현재까지 나온 자료를 보면 정부가 선구매 계약을 하기로 한 제약사 백신의 단기 부작용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임상시험에서 치명적 부작용은 없으나 실제 접종은 신중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또 아스트라제네카, 얀센은 안전성 논란으로 임상시험이 중단됐다가 재개되기도 했다. 설대우 중앙대 약학부 교수는 “모든 코로나19 백신은 아직 안전한지 알 수 없다”며 “백신으로 인한 중증 이상반응인 길랭-바레 증후군(급성감염성다발신경염)도 최소 10만명을 대상으로 임상을 해야 알 수 있는데 현재는 3만~5만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백신의 종류에 따른 우려도 있다. 모더나, 화이자 백신과 같은 mRNA 백신을 전 세계에서 대규모로 접종한 사례는 없기 때문이다. 남 교수는 “mRNA 백신을 개발하던 모더나, 화이자의 경우 암 백신을 개발하려고 이 플랫폼을 사용했고 임상 결과도 나와 있어 어느 정도 안전성이 검증됐다”고 설명했다. 아스트라제네카 같은 바이러스 벡터 백신의 경우 여러 차례 접종할수록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백신 자체의 부작용보다 접종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접종 대상자를 선정할 때 전략을 잘 짜야 한다. 설 교수는 “코로나19에 감염됐지만 경증, 무증상이라서 감염 사실을 모른 채 백신을 맞을 수 있다”며 “이 경우 백신이 면역체계를 자극해 몸에 있는 바이러스가 순식간에 증식해 심하면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행히 현재까지 공개된 3상 임상시험 결과 가운데 이 같은 현상은 발생하지 않았다.
최예슬 기자 smar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