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무대 프로축구 최강자를 가리는 아시아프로축구연맹(AFC)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서 8강에 진출한 울산 현대와 수원 삼성의 대진이 결정됐다.
AFC는 8일 진행된 8강 대진 추첨 행사에서 울산, 수원이 8강전에서 각각 베이징 궈안, 비셀 고베와 카타르 알자노브 스타디움에서 맞붙는다고 발표했다. 두 경기는 모두 10일에 차례대로 진행된다. 서부와 동부로 나누어 진행되는 대회 토너먼트 특성상 K리그 팀이 동부 준결승까지 돌파하면 서아시아 팀과 결승에서 맞붙는다. 울산과 수원 모두 무서운 기세를 자랑하고 있어 우승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다.
울산은 그야말로 거칠 게 없다. 조별리그가 재개된 뒤 지난달 21일 상하이 선화전 3대1 승리를 시작으로 6연승을 달리고 있다. ACL 무패우승을 일궜던 2012년이 연상되는 기세다. 올 시즌 국내에서 리그와 FA컵 우승을 코앞에서 놓친 아쉬움을 ACL 우승으로 속풀이 하려 한다.
울산은 연승한 6경기에서 모두 2골 넘는 득점을 퍼부었다. 리그에서 잠잠했던 노르웨이 대표팀 출신 공격수 비욘 존슨이 2경기 연속 2골로 선전 중인 점이 고무적이다. 김도훈 감독은 지난 6일 16강전 멜버른 빅토리와의 경기에서 승리한 뒤 기자회견에서 “누가 나가도 역할을 해낼 수 있기에 좋은 결과로 대회를 마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우승을 향한 기대를 내비치기도 했다.
수원도 사기가 한창 올라있다. 전날 16강전에서는 지난해 일본 J리그 챔피언 요코하마 F. 마리노스를 상대로 3대2 대역전승을 일궈냈다. 지도자 연수로 빠진 주장 염기훈을 비롯해 K리그 득점왕 출신 타가트와 수비의 중심축 헨리 등 외국인 선수도 없이 이뤄낸 성과다.
박건하 감독은 요코하마전 승리 뒤 인터뷰에서 “경기를 할수록 발전하고 강해지는 걸 느낀다”며 경기력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8강에 올라온 K리그 2개 팀(수원·울산)이 지금(8강)이 아닌 더 높은 곳에서 만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번 추첨으로 두 팀이 8강에서 맞붙지 않게 되면서 박건하 감독의 기대는 일정 부분 현실이 됐다.
K리그 구단이 ACL을 우승한 건 2016년 최강희 감독이 이끌던 전북 현대가 마지막이다. 대회가 지금의 형태로 정착된 2003년부터 17시즌 동안 K리그 팀은 총 5번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참가 리그 중 가장 많은 횟수다. 2위는 4회인 일본 J리그이며 사우디프로리그가 3회, 중국 슈퍼리그(CSL)가 2회로 뒤를 잇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