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의료체계·원격기술… 전 세계가 찾는 ‘K 노하우’ 보여준다

입력 2020-12-10 04:02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TheK호텔 서울에서 열린 ‘2020 글로벌 코리아 박람회’ 개막식에서 박병석 국회의장과 남극 장보고과학기지 최태진 월동연구대장을 화상 연결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 ‘싱크탱크’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중남미 아프리카 지역에 ‘K에듀 화상시스템’을 전파했다. 한국의 코로나19 방역수칙, 감염 예방, 진단 등을 원격으로 전달한 것이다. 이는 2013년 구축한 화상 네트워크 덕분에 가능했다.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우리나라가 강점인 의료체계, 정보통신기술 등이 주목받고 있다. ‘K방역, K원격기술’ 등으로 불리는 한국의 노하우다.

정부는 9일 서울 서초구 TheK호텔 서울에서 ‘2020 글로벌 코리아 박람회’를 개최했다. 3일간 열리는 이번 박람회는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이 주최하고 정부부처, 공공기관, 국책 연구소 등 총 130여개 기관이 참여한다.

가장 주목받는 것은 역시 K방역이다. 연말 3차 확산으로 최근 우리나라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600명대에 달하긴 했지만 미국(약 20만명)과 일본(약 2000명) 등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다. 정부기관들은 한국의 방역 경험을 다른 나라, 특히 상황이 어려운 개발도상국, 최빈국에 전하고 있다. 코이카는 방글라데시에 총 40만 달러 규모의 의료·생활용품을 전달했다. 방호복, 마스크, 장갑 등 의료용품 3000세트와 필수 식료품, 손소독제, 항균비누 등이다. 집중 치료시설 구축, 워크스루 부스 등 진단장비 지원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

K방역은 수출도 된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에티오피아와 총 7000만 달러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을 지원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의료기자재 공급, 코로나19 대응 프로그램 차관 사업 등이다. 에티오피아는 의료장비 부족과 노후화로 적절한 선제 조치가 시급한 상황이다. 이번 사업이 완료되면 에티오피아의 보건 환경 개선은 물론 K방역·바이오가 아프리카 대륙으로 진출하는 촉매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성경륭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이 9일 개막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의 의료체계도 관심을 끌고 있다. 코로나19 시대에 여러 국가는 의료 붕괴 위기를 겪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건강 보장 분야의 성공 사례를 공유하는 국제 협력 사업을 추진 중이다. 최근 5년간 총 2200여명이 참여하는 보건의료 네트워크를 확충했으며 바레인과 국가건강보험시스템 구축 계약을 맺어 310억원 규모의 수출 성과를 얻었다.

방역을 위한 비대면이 새롭게 부상하면서 이를 뒷받침하는 ‘K기술’도 인기다. 한국방송통신대는 몽골, 세네갈 등 개도국에 원격교육 방법을 전수하고 있다. 2016년 7월 국제협력단을 창단하고 개도국을 중심으로 원격교육, 교육방송 콘텐츠 제작, 연수사업 등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판 뉴딜도 전 세계에 알려지고 있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은 페루 스마트시티 통합 관리체계 구축에 도움을 준 바 있다. 세르비아의 주파수 분배 현황 및 이동전화 시장 상황을 고려한 모바일 브로드밴드 활성화를 위한 정책 자문도 수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도로공사도 한국형 지능형 교통체계 경험을 콜롬비아 등 여러 나라에 공유하고 있다.

박람회 관계자는 9일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K방역과 한국판 뉴딜을 통해 우리나라가 국제적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며 “이번 박람회를 계기로 정부가 수행한 국제 협력의 성과와 우수 사례를 국민들과 공유해 국가의 소프트 자산으로 체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