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성 목사의 예수 동행] 무슨 믿음으로 기도하는가

입력 2020-12-09 03:07

나라와 온 세계에 큰 어려움이 임했는데 여전히 기도하지 못하는 그리스도인들이 많습니다. 기도해야 한다는 생각은 있지만 정작 기도가 안 되는 것입니다. ‘기도하라’는 성령의 강권을 받으면서도 기도하지 않는 이유는 ‘기도하면 하나님께서 반드시 역사하신다’고 믿어지지 않기 때문입니다. 기도하면 해결된다는 믿음이 생기지 않으니 결국 기도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기도해도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 믿어지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코로나19 종식, 한국교회, 나라와 민족, 전 세계를 위해 기도할 때 벽에 부딪히는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길은 없어 보이고 상황은 악화하는 것 같을 때, 우리는 어떤 믿음으로 기도해야 합니까.

주님이 함께하신다는 믿음으로 기도할 수 있습니다. 캐나다 큰빛교회 원로 임현수 목사님이 북한에 2년 6개월간 억류됐다가 석방됐을 때 한 교인이 질문했습니다. “목사님을 석방해 달라고 간절히 기도는 했지만 이렇게 석방되리라 믿지는 못했어요. 믿음 없이 기도했는데 이렇게 응답하는 것을 보니 혼란스럽습니다.” 그 성도는 목사님이 석방되리라 믿어지지 않았지만 계속 기도하게 하시는 성령에 순종했던 것입니다.

초대교회 때 야고보에 이어 베드로도 붙잡혀 죽게 되었을 때, 성도들은 베드로를 위해 기도했습니다. 그러나 베드로가 천사의 손에 풀려나왔을 때 교인들은 베드로가 정말 풀려났다는 사실을 믿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그들은 무슨 믿음으로 기도했던 것입니까. 주님을 바라보는 믿음으로 기도했던 것입니다. 이는 엄청난 믿음입니다.

암 말기로 사경을 헤매는 여자아이를 심방 가야 했을 때입니다. 병실 앞에서 ‘어떻게 기도해야 하나’ 잠시 고민했습니다. ‘기적적으로 낫게 해달라고 기도해야 하나.’ 믿음이 생기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주님께 믿음을 달라고 구했습니다. 그때 주님은 제가 가져야 할 믿음은 병이 나을 것이라는 믿음이 아니라, 예수님이 함께하신다는 믿음이어야 함을 깨우쳐 주셨습니다.

정말 그랬습니다. 제가 믿을 것은 함께하시는 예수님이었습니다. 이를 깨닫고 나니 강한 확신이 생겼습니다. 병실의 아이 얼굴은 두려움으로 가득했습니다. 저는 아이에게 밝은 목소리로 인사했습니다. 제 마음에 주님이 그 자리에 함께하신다는 확신이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아이의 머리에 손을 얹고 “예수님” 하고 주님을 불렀습니다. 몇 번이고 함께하시는 예수님을 불렀습니다. 그렇게 주님의 손에 그 아이를 맡겼습니다. 기도 후에 아이에게 ‘주님을 바라보라’ 했습니다. “아멘” “예” 하는 아이 목소리에 힘이 느껴졌습니다.

기도 응답이 믿어지지 않을수록 ‘함께하시는 주님’을 바라보며 성령의 인도를 따라가야 합니다. 앞이 보이지 않지만, 주님을 바라보는 믿음으로 기도해야 합니다. 주님은 승천하시기 전 제자들에게 성령을 기다리라 하셨습니다. 제자들은 성령이 어떤 분이며 어떻게 임하시는지, 성령을 받으면 어떻게 되는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그저 주님께서 말씀하셨으니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도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제자들은 성령이 임하시는 은혜를 받았습니다. 그제야 비로소 제자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알 수 있었고 부활의 주님을 전할 능력도 얻었습니다.

가슴에 심장이 뛰는 것을 꼭 꺼내 봐야 알 수 있습니까. 예수님께서 우리 안에 계심도 마찬가지입니다. 저는 마음이 힘들고 낙심될 때 잠잠히 저와 함께하시는 주님을 바라봅니다. 말씀을 묵상하다 보면 주님이 제 안에 거하지 않으면, 있을 수 없는 것들이 제 마음에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그래서 고백합니다. “주님이시군요!” 이것이 깨달아지면 어떤 상황에도 낙심하지 않게 됩니다. 다시 기도할 힘이 생깁니다.

(선한목자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