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한 해가 어수선하게 가고 있지만, 이맘때면 교회가 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중 하나가 임원을 세우는 일입니다. ‘임원’의 임(任)은 ‘짐 임’ ‘믿을 임’ ‘맡길 임’으로 새깁니다. 믿을 만해서 짐을 맡긴 사람이 임원인 셈입니다. 어떤 사람을 임원으로 세우느냐에 따라 교회가 크게 달라지니 신중에 신중을 기할 일이지요.
임원을 세우다 보면 두 가지 서로 다른 모습을 보게 됩니다.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할 사람이 겸손함으로 끝까지 거절하는 경우도 있고, 일을 맡기에는 부족하다 싶은 사람이 자리에 욕심을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임원과 관련해 떠오르는 옛말이 있습니다. 논어에 나오는 ‘불환무위 환소이립’(不患無位 患所以立)이라는 말로 “자리 없음을 걱정하지 말고 그 자리에 설 수 있는지를 걱정하라”는 뜻입니다. 부르심의 자리에 설 수 있는지를 돌아보며 준비할 때, 때가 되면 주님께서 부르실 것입니다. 자리나 직분보다 우리가 걱정해야 할 것은 따로 있습니다.
한희철 목사(정릉감리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