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받던 나라서 주는 나라로… 한국, 세계에서 유일 기적

입력 2020-12-10 04:06
연합뉴스

불과 수십년 전만 해도 한국은 국제 사회의 도움이 절실한 빈국(貧國)에 속했다. 하지만 이 상황은 급격하게 변모했다. 선진국들의 모임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1996년에는 이미 빈국이라 보기 힘들 정도의 경제 번영을 이뤄낸 상태였다. OECD 가입 14년 후인 2010년에는 진정한 선진국의 지표로 꼽히는 개발원조위원회(DAC)까지 가입했다. 국제사회의 수혈을 받는 수원국(受援國)에서 개발도상국 등에 원조를 하는 공여국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런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한국이 유일하다.

국제개발원조(ODA) 예산 추이를 봐도 한국의 달라진 위상을 가늠할 수 있다. ODA 예산은 올해 기준 3조원을 넘어섰다. DAC 가입 당시 공여하던 금액보다 2.4배 늘었다. 국내총소득(GNI) 대비 ODA 비중이 0.15%에 불과하다며 공여 금액을 더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예산 증액 속도만큼은 DAC 가입국 중 가장 빠르다. 한국이 국제사회에서 맡은 역할의 무게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기도 하다.

9일부터 11일까지 서울 서초구 TheK호텔 서울에서 온·오프라인으로 열리는 ‘2020 글로벌 코리아 박람회’의 개최 목적도 이와 연관이 있다. 박람회는 그동안 국제사회에서 쌓아 온 국제 협력과 관련한 한국의 경험을 총망라해 보여주기 위해 마련됐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와 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이 주최하고 정부 부처 및 공공기관, 국책 연구기관 등 모두 130여개 기관이 한자리에 모여 성과를 펼쳐 보인다. 우수 사례로 꼽힌 100여개의 성과들이 소개된다. 이를 통해 ODA를 더욱 확대할 필요성을 국민들에게 알리겠다는 것이다.

특히 해외에서 관심 높은 이른바 ‘K방역’의 경험을 공유하는 자리를 전면에 내세울 계획이다. 각국 간 연대가 코로나19를 이겨내는 힘이 될 수 있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한 포석이기도 하다.

박람회 주최측은 9일 비전 선언문을 통해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도전적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포용적 다자주의’가 절실하다”며 “한국도 인류 평화와 번영, 지속가능 발전을 위해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세종=신준섭 기자 sman32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