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회장 취임 이후 디지털 전환(DX) 전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LG그룹이 인공지능(AI) 전담 연구원을 설립하고 1970년대생 리더를 전진배치했다. LG사이언스파크 AI추진단을 맡았던 배경훈(44) 상무를 AI연구원장에 선임했고, 세계적인 AI 석학이자 ‘구글 브레인’ 출신 이홍락(43·사진) 미국 미시간대 교수도 영입했다.
LG는 7일 AI 싱크탱크 ‘LG AI연구원’을 설립했다고 밝혔다. 올해 핵심 연구인력 60여명으로 출발하는 AI연구원은 내년까지 핵심 연구인력을 100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LG유플러스, LG CNS 등 16개 계열사가 함께 AI연구원에 참여해 3년간 글로벌 인재 확보, AI 연구·개발 등에 2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2023년까지 계열사 내 AI 전문가 1000명을 육성한다는 목표다.
배 연구원장은 이날 온라인으로 진행된 출범행사에서 “LG AI연구원의 최우선 과제는 그룹 내 계열사에 산재한 난제들을 AI 연구를 통해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LG AI연구원은 출범 이전부터 배터리 수명·용량 예측 모델에 기반해 검수 과정에 필요했던 충·방전 시간을 단축하고 신약 후보물질 발굴 시간을 줄이는 등의 난제를 해결해 왔다.
배 연구원장은 “LG AI연구원이 AI 연구자들이 다양한 문제를 풀어볼 수 있는 놀이터로 자리매김하도록 하겠다”며 “인공지능을 통한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연구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구글의 AI 연구조직 ‘구글 브레인’ 출신인 이 교수는 업계 처음으로 신설된 ‘C레벨의 AI 사이언티스트(CSAI, Chief Scientist of AI)’ 직책을 맡게 됐다. 이 교수는 머신러닝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2013년 전기전자공학회(IEEE)에서 세계 10대 AI 연구자로 선정된 바 있다.
이번 연구원 출범으로 LG는 AI에 더욱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구 회장은 출범 축하 메시지에서 “LG가 추구하는 AI의 목적은 기술을 넘어 고객의 삶을 더 가치 있도록 돕는 것에 있다”며 “AI연구원이 그룹을 대표해 기업 스스로 변화와 혁신의 방법을 발전시켜나가는 핵심적인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고 했다. LG는 이전부터 AI를 미래 경쟁력으로 보고 투자를 진행해 왔다. 2018년 출범한 LG그룹의 벤처투자사 LG테크놀로지벤처스는 유망 스타트업 24개사에 투자했다. 그 가운데 9개사가 AI 기업이었다.
권민지 기자 10000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