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호 전 국토교통부 1차관이 변창흠 국토부 장관 후보자 후임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가 일각에서 ‘서울대 경제학과 전성시대’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변 후보자와 박 전 차관은 물론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호승 청와대 경제수석 등 부동산 정책 수립과 집행에 관여하는 정부 고위 관료들이 모두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변 후보자와 이 수석은 경제학과 83학번 동기다. 김 정책실장은 81학번, 박 전 차관은 85학번이다. 변 후보자와 가까운 한 인사는 7일 “변 후보자와 김 실장은 학교 다닐 때 면식이 있는 사이로 안다”며 “지금보다도 부동산 정책에 대한 청와대의 주도권이 더 세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부동산 정책 지휘부가 모두 경제학 전공자로 채워졌지만, 정부의 반(反)시장적 부동산 정책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경제학 전공자들이 경제학의 기본 원리인 수요·공급조차 맞지 않는 정책을 펴는 건 아이러니”라고 꼬집었다. 한 경제학자는 “경제학 전공자 중에서도 사회주의 경제학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무조건 시장경제 원리로만 재단할 수는 없겠지만, 최소한 정부가 규제로 가격을 인위적으로 누른다고 수요가 내려가지 않는다는 건 경제학에서 기본 중의 기본”이라고 말했다.
관가 일각에서는 국토부 지휘를 받는 LH 수장이었던 변 후보자가 국토부 장관에 지명되고 주로 LH에 지시하는 입장이었던 박 전 차관이 LH 수장으로 가게 된 상황을 두고 “갑(甲)과 을(乙)이 바뀌었다”는 뒷말도 나온다.
세종=이종선 기자 rememb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