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700선을 돌파하며 상승 곡선을 그리는 와중에 지난달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을 7년여 만에 가장 많은 금액을 사들였지만, 개인은 ‘팔자’세를 보였다. 증시 상승 흐름에서 ‘동학개미’(개인 투자자를 비유하는 단어)와 외국인의 일종의 ‘바통터치’가 일어난 것이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달 국내 주식시장에서 6조1250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2013년 9월(약 8조3000억원) 이후 최대치다. 외국인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7월을 제외하고 순매도 행진을 하다 10월 순매수(1조3580억원)로 돌아선 이후 두 달 연속 ‘바이 코리아’였던 것이다.
외국인이 최근 매수세를 보인 건 달러화 약세와 코로나19 백신 소식, 경기회복 기대감에 따른 위험자산 선호 심리에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달에만 27원가량 떨어졌고, 지난 3일에는 종가 기준 1100원대가 깨졌다.
이런 가운데 내년 코스피의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관련 산업의 이익 전망치는 개선되고 있다. 이를 근거로 증권가에선 외국인 수급이 단기간에 끊기긴 어렵다고 보고 있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미 외국인은 국내 주식을 20조원 순매도한 상황”이라며 “연초 대비 코스피 12개월 이익 전망치가 최근 가파르게 상향 조정되고 있는 만큼 외국인이 국내 주식을 팔 이유는 없다고 판단된다”고 했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지난달 국내 증시에서 매도세를 보였다. 개인은 11월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7840억원을 팔아치웠다. 코스닥시장에선 6300억원가량 순매수했다.
특히 개인은 지난달에만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KODEX 200선물 인버스2X’ 상장지수펀드(ETF)를 6881억원어치 사들였다. 이 기간 코스피 종목과 ETF를 통틀어 개인 순매수 금액 1위에 해당한다.
한편 증권가에선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연일 상향하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내년 코스피는 3000선으로 진입할 전망”이라며 “12월은 급등에 따른 조정 국면이 예상돼 코스피 ‘3000시대’를 준비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같은 날 한화투자증권도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기존의 최대 2700에서 3000으로 상향했다. 7일 코스피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13.99포인트(0.51%) 오른 2745.44에 장을 마치며 5거래일 연속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