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갈등에 고립된 TK지방의회

입력 2020-12-08 04:05
공항 문제로 논란이 되고 있는 부산 가덕도 모습. 연합뉴스

지방 살리기를 위해 한 목소리를 내던 영남의 지방의회가 가덕도공항 문제로 갈라졌다. 부·울·경(부산 울산 경남) 지역과 정치적 지지기반이 다른 대구시의회와 경북도의회는 고립된 상태에서 힘든 싸움을 벌이게 됐다.

대구·경북도의회는 7일 오후 대구시의회에서 가덕도공항 추진 반대입장을 밝히는 긴급 합동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대구와 경북을 제외한 전국 시·도의회 의장들이 이날 오전 부산에 모여 가덕도공항 지지 선언을 했기 때문이다.

대구·경북도의회 의원들은 “부·울·경 정치권이 보궐선거를 위해 5개 시·도의 영남권 신공항 합의를 헌신짝처럼 버리고 일방적으로 들고 나온 가덕도공항 추진 주장을 14개 시·도의회 의장들이 명분도 없이 동참하고 지지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처사”라고 지적했다. 또 “영남권 신공항의 당사자인 대구와 경북을 ‘일각’이라 표현하며 폄훼한 것은 지방분권과 지방자치의 발전을 위해 오랜 기간 연대해 쌓아온 신뢰와 우정을 한 순간에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경북도의회는 14개 시·도 의회 의장들에게 지역 간 갈등을 유발하는 가덕도공항 지지 선언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부산시의회에서 열린 가덕도공항 건설 지지 선포식에는 개인 사정을 이유로 불참한 인천시의회 의장을 제외한 14명의 의장이 참석했다. 이들 중 13명이 더불어민주당 소속이고 1명은 무소속이다. 대부분 야당 소속인 대구·경북은 불리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야당 내에서도 의견이 갈려 중앙당의 도움을 받기 어렵다. 지역에서는 대구·경북 정치권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