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를 2020시즌 왕좌로 이끈 양의지(33)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회장으로 선출됐다.
10개 구단 선수 대표와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전 회장으로 구성된 선수협회 이사회는 7일 서울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2020년 제4차 이사회에서 양 회장을 제12대 회장으로 추대했다. 양 회장은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온라인 선수 투표에서 456표 중 가장 많은 103표를 얻었다. 후보는 각 구단 고액연봉 선수 3명씩 총 30명이었다.
양 회장은 이사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선수협 내부 문제로 야구팬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판공비 등) 문제가 된 부분을 깨끗하게 처리하겠다. 잘못된 정관과 내부 규정이 있는지 꼼꼼히 살피고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협이 투명하고 선수들을 위한 단체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선수협은 이 전 회장을 중심으로 회장이 공석이라는 이유로 판공비를 2배 이상 인상하고 현금 지급을 해온 것이 드러나 논란을 일으켰다. 양 회장은 “과거 선배들이 정해놓은 (법인카드 사용) 규정이 있다”며 “새로운 사무총장을 선임한 뒤 선수들과 팬들이 납득할만한 선수협 정관을 다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선수협은 이 전 회장의 판공비 자체인상과 현금 지급 논란에 대한 시민단체의 고발에 관한 법률 대응 검토도 논의했다. 체육시민단체 ‘사람과 운동’은 이날 이 전 회장과 김태현 전 사무총장을 포함한 선수협 관계자들을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사람과 운동’은 보도자료를 통해 “선수협 정관에는 ‘임원 무보수 원칙’을 명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판공비 지급에 관한 근거 규정도 없다”며 “이 전 회장의 ‘관행’을 운운한 변명은 중범죄”라고 강조했다. 선수협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전 회장과 김 전 사무총장의 문제를 선수협에서 법적으로 대응해야 할 사안인지부터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의 추천으로 선임됐던 김 전 사무총장은 법인카드로 사용돼 오던 판공비를 지난 4월부터 현금 지급으로 요구해 받은 것을 시인하고 사퇴한 바 있다. 김 전 사무총장은 야구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직원에 대한 갑질 문제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서가 제출돼 있다.
양 회장의 첫 당면 과제는 공석인 사무총장을 공정하게 뽑는 것이다. 선수협 관계자는 “양 회장이 기존 사무총장 선임 방식 말고 최대한 공정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