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수협 개혁’ 키 잡은 양의지… 고발 당한 이대호

입력 2020-12-08 04:08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의 양의지가 7일 서울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다. 양의지는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온라인 선수 투표에서 456표 중 103표를 받으면서 선수협 회장으로 추대됐다. 아래 사진은 이번 이사회를 끝으로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 연합뉴스

NC 다이노스를 2020시즌 왕좌로 이끈 양의지(33)가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선수협) 회장으로 선출됐다.

10개 구단 선수 대표와 이대호(롯데 자이언츠) 전 회장으로 구성된 선수협회 이사회는 7일 서울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2020년 제4차 이사회에서 양 회장을 제12대 회장으로 추대했다. 양 회장은 지난달 25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된 온라인 선수 투표에서 456표 중 가장 많은 103표를 얻었다. 후보는 각 구단 고액연봉 선수 3명씩 총 30명이었다.

양 회장은 이사회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선수협 내부 문제로 야구팬들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며 “(판공비 등) 문제가 된 부분을 깨끗하게 처리하겠다. 잘못된 정관과 내부 규정이 있는지 꼼꼼히 살피고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선수협이 투명하고 선수들을 위한 단체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선수협은 이 전 회장을 중심으로 회장이 공석이라는 이유로 판공비를 2배 이상 인상하고 현금 지급을 해온 것이 드러나 논란을 일으켰다. 양 회장은 “과거 선배들이 정해놓은 (법인카드 사용) 규정이 있다”며 “새로운 사무총장을 선임한 뒤 선수들과 팬들이 납득할만한 선수협 정관을 다시 만들겠다”고 말했다.

선수협은 이 전 회장의 판공비 자체인상과 현금 지급 논란에 대한 시민단체의 고발에 관한 법률 대응 검토도 논의했다. 체육시민단체 ‘사람과 운동’은 이날 이 전 회장과 김태현 전 사무총장을 포함한 선수협 관계자들을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사람과 운동’은 보도자료를 통해 “선수협 정관에는 ‘임원 무보수 원칙’을 명시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판공비 지급에 관한 근거 규정도 없다”며 “이 전 회장의 ‘관행’을 운운한 변명은 중범죄”라고 강조했다. 선수협 관계자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전 회장과 김 전 사무총장의 문제를 선수협에서 법적으로 대응해야 할 사안인지부터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전 회장의 추천으로 선임됐던 김 전 사무총장은 법인카드로 사용돼 오던 판공비를 지난 4월부터 현금 지급으로 요구해 받은 것을 시인하고 사퇴한 바 있다. 김 전 사무총장은 야구에 대한 지식이 전혀 없었을 뿐만 아니라 기존 직원에 대한 갑질 문제로 서울지방고용노동청에 진정서가 제출돼 있다.

양 회장의 첫 당면 과제는 공석인 사무총장을 공정하게 뽑는 것이다. 선수협 관계자는 “양 회장이 기존 사무총장 선임 방식 말고 최대한 공정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해달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