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팬데믹을 끝내줄 것으로 기대되는 백신 접종이 이번 주 드디어 시작됐다. 러시아는 5일(현지시간) 백신 접종을 시작했고, 영국은 8일 투약을 개시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은 백신 승인 다음 날인 11일을 접종 시작 날짜로 잡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날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70개 코로나19 백신접종센터가 문을 열고 대규모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일 러시아산 ‘스푸트니크 V’ 백신의 접종을 지시하면서 “며칠 내로 200만회 이상의 접종분을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알렉세이 쿠즈네초프 러시아 보건장관 보좌관은 “백신 접종은 강제사항이 아니라 자발적인 것이지만 러시아 국민은 무료로 백신을 제공받는다”고 설명했다.
임신부, 모유 수유 중인 여성,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경우를 제외한 모든 18~60세 국민은 백신을 맞을 수 있다. 다만 우선 접종 대상은 전국의 의료진과 교사 등이다.
백신 접종은 예약제로 이뤄졌다. 세르게이 소비아닌 모스크바 시장은 “접종 시작 하루 전인 4일 접종 시스템을 가동한 지 몇 시간 만에 5000명가량이 접종을 예약했다”고 말했다. 러시아군도 모스크바와 별도로 이번 주 임무 수행을 위해 출발할 예정인 해군 함정 병사들에게 스푸트니크 V 접종을 시작했다.
지난 2일 화이자 백신 사용을 승인한 영국은 8일부터 접종을 시작한다. 정부가 마련한 지침에 따라 백신은 요양시설에 거주하는 노인과 직원에게 가장 먼저 주어지고, 80세 이상 고령층과 보건·의료계 종사자에게 그다음 차례가 돌아간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왕실 소식통을 인용해 엘리자베스 2세(94) 여왕과 남편 필립공(99)도 수 주 안에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데일리메일은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부작용 우려로 영국 내에서 접종 거부 움직임이 일고 있다”면서 “여왕 부부의 접종 사실이 공개되면 이같은 움직임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8일부터 투약되는 백신의 양은 약 80만회분으로, 영국 내 50개 병원이 접종 허브 역할을 하게 된다. NHS는 백신 확보 물량이 늘어나면 더 많은 허브 병원을 지정해 백신 접종에 나설 계획이다. 화이자의 백신은 3주 간격으로 2회 접종받도록 돼 있다. 영국은 총 4000만회분의 백신을 주문한 상태다.
미국에선 화이자 백신이 식품의약국(FDA)의 긴급승인을 받는 이튿날인 11일부터 백신을 접종한다. 중국으로부터 5000만회분의 백신을 구매한 터키도 11일 백신 접종에 나선다.
세계 각국이 앞다퉈 대규모 접종을 개시하지만 백신의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 NYT는 “화이자 백신의 경우 효과와 안전성에 대한 근거를 가지고 있지만 러시아와 중국의 백신은 그렇지 않다”면서 “그럼에도 중국에선 이미 수십만명이 백신을 접종했다”고 전했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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